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과 이승현 형제가 고소인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하며 현재 상황과 심경을 전했다.
이석철과 이승현 형제는 26일 오후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진행되는 고소인 조사에 함께 출석했다. 이날 두 사람의 법정대리인인 아버지와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의 정지석 변호사가 동행했다. 이석철과 이승현은 "학교에 출석을 하고 경찰서에 왔다"며 교복을 입고 등장해 현재 심경과 상황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먼저 이석철은 "저희 문제 만이 아닌 2차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 너무 속상하다. 팬 분들에게 최고의 뮤지션이 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럽다. 잘 해결되고 시간이 흘러서 다시 좋은 음악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더 이스트라이트 다른 멤버들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도 나왔다. 이석철은 "다른 멤버들이 전속계약 해지를 했다는 이야기를 기사로 들었다. 마음이 아프다. 다른 멤버들도 저희가 조사 받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 아파할 것 같다"고 전했다.
논란 이후 처음 취재진 앞에 선 이승현은 "많이 힘들고 괴롭다. 최악의 상황은 A씨가 저를 감금 폭행하고, 김창환 회장님은 '살살 해라'라고 당부했던 기억이다. 어제 일처럼 뚜렷해서 너무 두렵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승현은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된다. 조사를 받으면서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전부 다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이석철과 이승현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지방경찰청에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 A씨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석철과 이승현은 A씨로부터 지난 4년 간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고, 미디어라인의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고도 방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석철은 지난 19일 정지석 변호사와 함께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2015년 3월부터 A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 미디어라인은 A씨를 일방적으로 복귀시키려고 했고, 이에 항의한 이승현은 퇴출 당했다. 김창환 회장은 폭행을 방관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일주일이 지난 26일 현재 21만 명이 참여한 상황이다.
김창환 회장은 공식입장을 통해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제 부덕함을 통감하고 거듭 사과"하는 등 A씨의 가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단 한번도 폭행을 사주하거나 방조한 적이 없으며, 폭언이나 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석철과 이승현 측은 폭행 당한 상처 사진, 문자 대화 캡처본, 녹취본 등 추가 증거를 공개하며 김창환 회장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이후 미디어라인 측은 더 이스트라이트의 다른 멤버인 이은성, 정사강, 이우진, 김준욱과의 전속계약 해지 소식을 알리며 "앞으로 진행될 법적 조사에 성실히 임하면서 그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되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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