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 방문 영상 공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국가의 의무이고, 잊혀진 영웅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4분짜리 6ㆍ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 방문 영상을 공개했다. 임 실장은 내레이션을 맡았다. 임 실장 등 이행추진위 위원들은 지난 17일 비무장지대(DMZ) 남북 유해 합동 발굴 작업을 준비 중인 강원 철원군 육군 5사단 화살머리고지를 다녀왔다.
임 실장은 영상에서 먼저 4ㆍ27 판문점선언의 DMZ 실질적 평화지대화 합의를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휴전선이라고 부르는 군사분계선은 1953년 7월 정전협정에서 결정됐고, 약 240㎞의 군사분계선은 당시 양측의 점령 지역을 기준으로 정해졌다”며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투가 치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또 “그 중에서도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 전투는 가장 치열했고, 희생자도 그만큼 많았다”며 “화살머리고지에는 우리 국군 전사자 유해 200여구를 비롯해 미군, 프랑스군 등 총 300여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하루에도 수 차례 서로 고지를 빼앗는 전투를 벌였고, 스러진 전우를 제대로 수습하지도 못한 채 65년이 지났다”고도 했다.
임 실장은 이어 유해 발굴 작업을 설명했다. “유해 발굴에 앞서 일대 지뢰부터 제거해야 합니다. 평평한 지형에서는 특수 굴착기도 쓰지만, 잡목이 우거진 좁은 지형에서는 사람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긴장된 작업입니다. 느리고 더딥니다. 그러나 조금씩 앞으로 나아갑니다.” 임 실장은 발굴 작업에서 발견된 수통이 전시된 장면에선 “30여 발의 총탄 흔적에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임 실장은 또 “전투만 아니었다면 실개천이 흐르고 산새가 지저귀는 작은 마을”이라고 한 뒤 “이제 곧 땅이 얼어붙는 계절이어서 본격적인 유해 발굴은 흙이 부드러워지는 4월에 시작한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잊혀진 영웅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입니다. 국민에게 또 보고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앞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4일 화살머리고지에서 2구로 추정되는 유해와 인식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인식표는 전쟁 당시 육군 2사단 소속이었던 고 박재권 이등중사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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