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생존자는 27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점연 할머니가 26일 새벽 별세했다.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은 하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향년 97세.
나눔의 집에 따르면 1922년 경북 하동 출생인 하 할머니는 15살 되던 1936년 봄, 일본 오사카에 사는 언니네 아이들을 돌봐주러 갔다가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게 됐다. 이웃 한국인 아줌마가 데려다 준다고 해 따라간 곳이 한 공장이었고, 이후 대만, 하이난섬, 홍콩, 중국, 광둥,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등에서 '위안부' 피해를 겪었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4월, 스물 다섯이 되어 부산으로 귀국해 서울에서 살다가 2016년 5월부터 나눔의 집에서 생활을 해왔다. 나눔의집은 홈페이지에서 “미용에 관심이 많으시고 매너가 좋으시다. 귀가 어둡지만 누군가 말을 걸면 항상 웃으면서 따뜻하게 ‘고마워요’라고 대답하신다”고 할머니를 소개했다.
홈페이지에는 불과 한달 전 만에도 할머니가 맛있게 냉면을 먹거나 요양사들과 화투를 치며 여가를 보내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있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하 할머니는 슬하에 2남 2녀를 두었다. 빈소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중앙장례식장에 마련된다.
하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자는 27명으로 줄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