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닷속 이름 없는 해저지형이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과 함께 다시 태어났다.
국립해양조사원(원장 이동재)은 27일까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제31차 해저지명 소위원회(SCUFN)’ 회의에서 우리말 해저지명 3건이 국제 공식지명으로 등재된다고 26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7년 최초로 안용복해산, 울릉대지 등 10개 우리말 해저지명을 국제 공식지명으로 등재한 이래 이번에 3건을 추가 등재함으로써 전 세계 해역에 총 57개의 우리말 해저지명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 회의에서 등재된 해저지명은 △동해 바닷속의 ‘울진해저계곡’ △남극해 바닷속의 ‘해달해산군’ △북서태평양 바닷속의 ‘키오스트해산’ 총 3건. 이번 등재는 우리 관할해역뿐만 아니라 남극해와 북서태평양 해역이 포함돼 전 세계적으로 우리말 해저지명을 널리 알리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울진해저계곡’은 동해안 울진 앞바다에서 발견된 해저계곡으로 ‘울진’의 육상지명을 차용했으며, ‘해달해산군’은 해저지형이 마치 해달이 헤엄치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키오스트해산’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김웅서)이 2017년 시행한 이사부호의 서태평양 탐사 중 발견한 북서태평양 괌 동측 공해상에 존재하는 수중화산이다.
한편 국립해양조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우리말 해저지명 발굴을 위해 적극 협력했으며, 이를 통해 원활한 국제 등재가 이뤄졌다.
국립해양조사원은 2009년 태평양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관할해역 외의 해역에서도 우리말 해저지명 등재를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남극수로조사를 실시하여 ‘설악해산’ 등 남극해역의 우리말 해저지명을 국제지명으로 등재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은 “KIOST는 5,900톤급 종합 해양조사선 이사부를 적극 활용해 인도양 및 태평양에서의 지형 탐사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향후 이를 통해 취득한 해저지형자료를 IHO 및 IOC 등 국제기구에 제공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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