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서쪽 사해 인근에서 갑작스런 홍수가 발생해 10여명이 숨졌다. 희생자 대부분은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과 교사였다.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 요르단타임스 등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요르단 서부 사해 인근 자라ㆍ마인 온천지대에서 폭우로 인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관광객 차량이 휩쓸려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8명이다. 로이터통신은 구조된 인원은 34명이나 몇몇은 중태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불어난 물에 여행 중이던 학교 버스가 통째로 휩쓸리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학생 37명과 교사 7명이 한 버스에 타고 있었다. 희생자 대부분은 14세 이하 학생이었다. 관광지를 방문한 일부 가족들도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여행지 인근 슈나흐병원에는 가족과 친지 수백명이 모여 실종된 학생의 상황을 확인하거나 울먹이기도 했다.
사건이 일어난 사해 근처 온천 지대는 ‘지구에서 가장 낮은 지대’로 알려진 유명 관광지지만 계곡 지형이라 침수도 자주 발생한다. 이날 폭우는 요르단 수도 암만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고, 요르단기상청도 이를 사전 예보로 경고했다. 하지만 암만 소재의 한 사립학교는 예정된 일정을 강행했고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
오마르 아자즈 요르단 총리는 “학교가 나쁜 날씨에 사해 인근 여행을 금지하는 교육부의 지침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라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요르단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현지 일간지 요르단타임스에 “학생 여행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학교가 어떻게 사해로 학생들을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르단타임스의 취재에 따르면 당초 이 학교는 북동부 아즈라크 사막 지대로 여행을 간다는 계획을 세워 사전 허가를 받았으나 실제로는 사해 쪽으로 학생들을 인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매체는 “학교와 관계당국이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비극이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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