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사전 모의에 의해 살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친아들 살라흐 카슈끄지가 일가족과 함께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 미국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살라흐의 미국행을 사우디 정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카슈끄지 가족의 측근과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등에 따르면 살라흐는 24일 사우디를 떠나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모친 및 세 형제자매와 재회했다. 사우디 이중 국적자인 살라흐는 그간 부친의 활동과 연관돼 사우디 정부에 의해 출국금지 상태에 놓여 있었다.
미 국무부의 로버트 팰러디노 부대변인은 이 보도를 확인하면서 “최근 사우디를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이 살라흐 카슈끄지의 미국 귀국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무부가 살라흐의 미국행을 허용한 사우디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카슈끄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살라흐는 미국행 전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 야마나궁에서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아랍권 매체에 따르면 사우디 왕가는 이 자리에서 부친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살라흐가 표정 없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악수하는 사진은 해외 언론에서는 “잔혹한 사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사우디 검찰은 이날 터키의 수사 결과를 인용해 카슈끄지 살해가 계획 범죄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살인이 우발적이었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셈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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