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전남 순천시, 경남 창녕군, 강원 인제군이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 받았다.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되면 국제사회가 인증하는 ‘람사르’ 브랜드를 6년간 지역 친환경 농산물 판촉, 생태관광활성화 등 국내외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25일 오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제주시, 순천시, 창녕군, 인제군 등 우리나라 4곳을 포함해 전 세계 7개국 18곳이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 받았다고 밝혔다. 7개국은 한국(4곳)을 비롯해 중국(6곳), 프랑스(4곳), 헝가리(1곳), 마다카스카르(1곳), 스리랑카(1곳), 튀니지(1곳) 등이다.
’람사르습지 도시‘란 우리나라가 2011년 처음으로 제안하고 튀니지와 공동 발의한 제도로, 2015년 우루과이에서 열렸던 제12차 람사르총회에서 채택됐다. 람사르습지 인근에 있고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 또는 마을을 3년 마다 열리는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인증하는 제도로 이번 인증이 처음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우리나라 람사르습지로는 인제군 대암산용늪ㆍ순천만 갯벌 등 22개 습지(191.6㎢)가 등록되어 있다.
이번에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을 받은 제주시, 순천시, 창녕군, 인제군 등 지방자치단체는 각 지역별 특성에 맞춰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 지역 주민과 힘을 모았다.
제주시는 람사르습지 도시 추진을 계기로 제주도습지보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습지보전조례를 제정했다. 동백동산 습지 등 지역 주민들은 동백동산습지센터의 운영과 역량강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순천시는 순천만ㆍ동천하구 습지를 관리하기 위해 도시계획 차원에서 완충지역(생태보전지구)을 지정하는 등 습지보전이 도시 관리의 주요 목표가 되도록 지역 주민과 협의했다. 창녕군은 우포늪 지역 주민과 따오기 복귀를 위한 논습지 조성, 생태 관찰(모니터링) 이행 등을 통해 지역 공동체와 유관기관들이 습지와 야생생물 보전을 위한 협력구조를 만들었다. 인제군은 이 지역 대암산 용늪에 사는 주민들이 가는오이풀 등 습지식물을 증식ㆍ재배하고, 원주지방환경청에서 용늪 복원사업을 추진할 때 이를 활용하는 등 지역 공동체의 습지복원, 관리 참여 체계를 구축했다.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 받은 이들 지자체 4곳은 국제사회가 인증하는 ’람사르‘ 상징(브랜드)을 6년간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 재인증 여부에 따라 그 권한이 연장된다.
’람사르‘는 국제사회에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로 지역 친환경농산물이나 생산품 판촉, 생태관광 활성화 등에 활용함으로써 국내외 홍보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또 습지보전이용시설, 생태관광 기반시설 확충 등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기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국가 지원도 받는다.
환경부는 앞으로 지자체 및 지역주민과 협의를 거쳐 람사르습지 도시 운영 지침서(가이드라인)를 만들고, 인증 이후 람사르습지 도시의 체계적인 운영ㆍ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이번에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받은 전 세계 18곳의 시장ㆍ군수 협의회를 국제사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을 계기로 행정주도로 진행되었던 습지 보호지역 관리가 지역 공동체의 참여 체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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