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 아닌 재생에 초점을 맞춘 ‘박남춘표’ 원도심 활성화 대책이 25일 공개됐다.
인천시는 이날 중구 옛 제물포구락부에서 개항장 일대를 체류형 문화체험 관광지로 만들고 바닷물이 드나들던 수로인 수문통을 복원하는 내용의 원도심 균형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시는 개항기 외국인 사교클럽으로 쓰인 제물포구락부와 옛 시장 관사 등 개항장 일대 문화시설을 카페, 게스트하우스, 결혼식장 등으로 활용해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기로 했다. 내년 3월 문을 여는 누들(국수)플랫폼을 중심으로 자유공원~차이나타운~신포동 6㎞ 구간을 잇는 아시아누들타운을 조성한다. 누들타운은 신포동 쫄면과 북성동 짜장면, 화평동 냉면 등을 테마로 하는 문화공간이다.
상상플랫폼과 북성포구, 차이나타운을 걸어서 볼 수 있도록 보행로를 연결하는 사업도 검토한다. 상상플랫폼은 8부두 내 폐 창고를 연면적 1만8,145㎡ 규모 복합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으로 CJ가 운영사업자로 선정돼 내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동구 배다리 헌책방 거리 인근 국내 최초 성냥공장으로 알려진 조선인촌 터에 성냥공장 마을 박물관도 조성한다.
1930년대까지 바닷물이 드나들어 나룻배가 오가던 수로인 수문통과 도심지 내 복개천인 승기천과 굴포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동구 송현동에서 배다리까지 이어졌던 수문통은 동구 동부아파트에서 송현파출소까지 220m 구간을 우선 복원한다. 220억원이 투입되며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승기천은 미추홀구 용일사거리에서 승기사거리까지 2㎞ 구간을 2026년까지 650억원을 투입해 복원한다. 굴포천은 한강으로 흘러드는 옛 물길 1.5㎞ 구간을 2022년까지 복원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철책과 공장에 가로 막혀있는 인천 앞바다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해양 친수공간 조성도 이뤄진다.
북성포구와 만석ㆍ화석부두 주변에 2022년까지 35억원을 들여 수변데크와 둘레길을 조성하고 남항 바다쉼터를 2021년까지 확장해 낚시 특화 해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는 2022년 6월까지 원도심 활성화에 국비 5,645억원, 시비 1조3,081억원, 구비 3,193억원, 민자 1조7,103억원 등 모두 3조9,224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활성화 계획에 들어있는 개항장 일대 개발, 생태하천 복원, 경인고속도로 주변 도시재생사업, 광역철도ㆍ도로망 구축 등은 유정복 전 시장 시절 내놓은 계획에서 큰 진전된 내용이 없어 ‘재탕’ 논란도 일고 있다.
허종식 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개발보다는 재생에 중점을 두고 우리 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발표했다”며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마스터플랜을 확정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