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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 속에서 비범함을 끌어내는 게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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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 속에서 비범함을 끌어내는 게 예술"

입력
2018.10.27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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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소설가 리처드 포드, 박경리문학상 수상 위해 방한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8회 박경리문학상 기자간담회에서 수상자 리처드 포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토지문화재단 제공.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8회 박경리문학상 기자간담회에서 수상자 리처드 포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토지문화재단 제공.

“하버드대를 졸업하지 않아도, 돈이 많지 않아도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비범한 것을 끌어내는 것이 바로 예술이지요. 저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 역시 작품을 통해서입니다”.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리처드 포드(74)가 한국을 찾았다. 제8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을 위해서다. 포드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간담회에 아내 크리스티나 포드와 함께 참석해 “평범하게 태어나고 자란 한 작가가 이렇게 상을 받는 것 자체가 예술이 일으키는 기적의 한 표본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잡지 편집자, 대학 강사, 스포츠 잡지 기자 등으로 일했다. 1986년 소설 ‘스포츠라이터’로 이름을 알렸다. ‘독립기념일‘로 1996년 퓰리처상과 벤/포크너상을 받았다. 필립 로스와 레이먼드 카버 등과 함께 가장 미국적인 현대 작가로 꼽힌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이혼과 문제아 아들, 경제적 어려움 등 일상의 문제들 속에 갈등하면서도 평범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버틴다.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이런 포드의 작품이 “비영웅적 삶 속의 영웅적인 삶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작가는 ‘가장 미국적인 작가’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미국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하나로 환원하기 어려운 만큼 누구도 ‘미국적인 작가’라 부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우리는 모두 인간으로서 공포, 사랑, 후회, 기억 따위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전 세계와 공감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최근 영어로 번역된 한국 작품들을 읽은 경험도 소개했다. 박경리의 ‘토지’를 들어 보이며 “역사 속의 경험을 통해 삶의 진실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는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견딜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고도 했다.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는 “마치 카프카의 ‘변신’처럼, 한 여성이 채식주의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모든 인간관계와 가족관계를 전복시켰다”며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 받는 책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가의 방한 일정에는 한강 작가와의 만남도 포함돼 있다.

작가는 문학을 “감각과 감정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자각을 얻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정의했다. “독자는 책을 통해 타인과 대화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어떤 때는 반대 의견을 말하고 어떤 때는 몰랐던 것을 배운다”고 했다. 그는 이런 점이 “상상의 세계인 문학이 지니는 정치적인 면”이라고 주장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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