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팀 내 공격력이 가장 좋은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 기회를 몰아주면서 득점을 올리는 플레이를 팬들은 ‘몰빵 배구’라고 부른다. 득점을 얻을 확률이 가장 높지만, 공격 형태도 단조롭고 외국인 선수의 기량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흥미를 반감시킨다. 또 선수 혹사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올 시즌 여자배구는 그러나 이런 외국인 선수 몰빵 배구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인기 상승의 요인이 될지 주목된다.
개막 이후 6개 팀이 한 게임씩 경기를 치른 24일 현재 몰빵 배구의 색채가 가장 옅은 팀은 지난해 챔피언 한국도로공사와 GS 칼텍스다.
지난 22일 개막전에서 도로공사 박정아(25)의 공격 점유율은 36.5%로, 팀 내 외국인선수 이바나(30)의 점유율(21.9%)을 웃돌았다. 또 센터 정대영(37ㆍ14.61%)과 하혜진(22ㆍ10.1%)까지 골고루 공격을 분담하고 있다. GS도 국내 최고 왼쪽 공격수로 꼽히는 이소영(24ㆍ27.3%)과 강소휘(21ㆍ25%)가 알리(27ㆍ18.8%)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고 있고, 센터 김유리(27ㆍ15.6%)도 뒤를 받치고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흥국생명 역시 24일 KGC 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다양한 공격을 선보였다. 이재영(22ㆍ28.9%)과 김미연(25ㆍ17.3%)의 왼쪽 공격뿐만 아니라, 센터 출신의 라이트 공격수 톰시아(30ㆍ33%)의 이동 공격, 지난 시즌 신인왕 김채연(19ㆍ9.8%)의 중앙 시간차까지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쳤다.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지만, “몰아주기가 심했다”고 평가 받는 지난 시즌 보다 훨씬 다양한 공격 형태를 보인다. 지난 시즌 IBK 기업은행 외국인 선수 메디는 공격 점유율이 42.8%였고, GS 듀크는 41.8%였다. 인삼공사 알레나는 무려 팀 공격의 45.6%를 도맡았다.
다만,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새 외국인 선수 어나이에 대한 공격 의존도(47.4%)가 여전히 높다. KGC 인삼공사도 알레나(44.7%)외에 다양한 공격로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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