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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상 첫 ‘수입박람회’ 띄우기 총력전

입력
2018.10.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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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지하철 객실 손잡이가 수입박람회 홍보 사진으로 꾸며진 모습. 신화통신
중국 상하이의 지하철 객실 손잡이가 수입박람회 홍보 사진으로 꾸며진 모습. 신화통신

중국이 내달 초에 ‘차이나 머니’의 막대한 구매력을 앞세워 전례 없는 대규모 수입박람회를 개최한다. 중국 정부도 이에 맞춰 미국의 무역전쟁 공세에 맞서 자유무역 확대를 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가 한 목소리로 수입박람회 띄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상무부와 상하이(上海)시정부는 내달 5~10일 상하이 홍차오(紅橋) 국가회의 전람센터에서 ‘제1회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를 공동 개최한다. 이 행사는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참여국들에게 수입 확대를 약속한 데 따라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로 중국 정부는 앞으로 이를 연례화할 방침이다.

상하이 수입박람회는 규모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행사다. 중국 기업을 제외한 해외 기업만 참여한다는 점이 다르지만 단일 행사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는 모터쇼와 가전쇼, 생활용품전 등 대형 전시회를 한 자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하기 때문이다. 자동차ㆍ첨단장비ㆍ소비 가전ㆍ의료기계ㆍ서비스ㆍ식품 등 주제별 전시관과 함께 나라별 기업들을 모은 국가관이 자리할 박람회장 면적만 축구장 42개 크기인 총 30만㎡에 달한다. 세계 500대 기업 중 200여개를 포함해 130개 국가ㆍ지역에서 총 2,800여개 기업이 참가하며 초청된 바이어도 15만명을 넘는다.

중국은 사실상 이번 행사를 전략적 외교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개막행사에 10여명의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급 인사, 200여명의 각국 장관급 인사를 초청했고, 시 주석은 이들 앞에서 개막연설을 통해 자유무역 수호와 개혁ㆍ개방 확대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무역행태를 비판하면서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다른 나라들과 손을 맞잡겠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독일ㆍ러시아ㆍ브라질ㆍ파키스탄ㆍ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대일로 관련국 위주로 12개 주빈국을 선정했다. 반면 최대 교역국이지만 무역전쟁 중인 미국, 교역 상위국이지만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ㆍ일본 등은 모두 빠졌다. 박람회 기간 중 열릴 ‘홍차오 국제경제무역포럼’의 주제를 글로벌 무역 활성화로 잡은 것, 중국 측 바이어들이 40억위안(약 6,500억원) 규모의 수입 계약 체결을 공표한 것 등도 미국을 겨냥한 측면이 커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연일 수입박람회 특집기사를 게재하고 있고, 상하이시의 5~6일 임시공휴일 지정과 5,000여명 규모의 자원봉사단 발족식, 박람회장 직통 지하철 운행 등 세세한 현장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시점상으로 수입박람회가 미중 간 세력 싸움의 성격을 띄게 되면서 중국 정부는 물론 관영매체도 총동원돼 수입박람회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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