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3 대책 이후 처음 강남3구 일제 하락

정부의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처음으로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 아파트 값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서울 집값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25일 한국감정원의 10월 4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2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1일 0.47%를 기록한 이후 7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든 것이고, 지난 6월 첫째 주(0.02%)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특히 강남3구의 아파트값이 3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해 눈길을 끌었다. 서초구(-0.02%)는 지난 6월18일(-0.01%) 이후 18주만에, 송파구(-0.04%)는 15주만에, 강남구(-0.02%)는 14주만에 떨어졌다. 다만 강동구는 0.05% 오름세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강남3구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싼 매물이 늘고 거래가 급감하면서 일반 아파트도 호가가 내려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도 여전히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열기는 눈에 띄게 식었다. 종로구(0.16%)와 중구(0.11%)의 상승폭이 크지만 중소형과 그 동안 소외됐던 주상복합 위주의 ‘키 맞추기’식 상승으로 해석된다. 금천구(0.08%) 역시 그간 오름폭이 낮았던 지역이다. 도봉(0.07%) 강북(0.07%) 노원(0.06%) 등도 마찬가지다. 동대문(0.07%) 같은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도 평균 대비 많이 올랐지만 기세는 예전만 못하다.
용산도 전주 보합에서 0.01% 상승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큰 움직임은 없다. 영등포ㆍ동작(0.01%) 서대문ㆍ은평ㆍ양천(0.02%) 등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마포(0.07→0.04%)와 성동(0.04→0.06%)도 상승폭이 줄었거나 큰 폭의 상승이 어려운 상태다.
반면 경기는 0.11% 상승하며 전주(0.08%)에 이어 2주째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 9월17일(0.1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의 호재로 고양 일산동구와 일산서구가 각각 0.18%, 0.17% 오르며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용인시도 수지(0.50%)와 기흥(0.47%)의 호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주 0.24%에서 금주 0.42%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주 -0.02%에서 금주 -0.04%로 낙폭이 더 커졌다. 부산이 지난주 -0.06%에서 금주 -0.10%로 하락폭이 커졌고, 세종시도 지난주 대비 0.08%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1% 하락하며 작년 11월 말 이후 11개월째 약세가 이어졌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갭 투자 등을 통한 다주택자들의 매물 적체는 심화되고 있는 반면 매수자들은 더 지켜보자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어 하락장이 예상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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