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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실서 눈물... 나얼과 다시 만든 ‘기억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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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실서 눈물... 나얼과 다시 만든 ‘기억의 빈자리’

입력
2018.10.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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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보컬그룹 버블시스터즈 출신 아롬. 롱플레이뮤직 제공
여성 보컬그룹 버블시스터즈 출신 아롬. 롱플레이뮤직 제공

인순이의 ‘밤이면 밤마다’를 시원하게 불러 시청자 전화 투표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결과는 2004년 MBC 서바이벌 음악프로그램 ‘스타탄생’ 우승. 고3 때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키운 가수 데뷔의 꿈은 일찍 열매를 맺었다. 그는 이듬해 여성 보컬 그룹 버블시스터즈에 합류,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룹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1년 앨범 ‘레미네슨스(Reminiscence)’를 낸 뒤 팀을 떠났다. 목에 낭종(혹)이 생겨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없어서였다. “(버블시스터즈) 언니들이 무대에서 제 파트를 대신 불러줬는데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2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를 찾은 버블시스터즈 출신 아롬은 어렵게 옛이야기를 꺼냈다.

“활동할 땐 무대 공포증”으로 마음고생도 했다. 공백이 길어지면서 무대는 점점 멀어졌다. 보컬 레슨을 하며 돈을 벌던 아롬은 편의점에서도 일했다. 그는 “2년 정도 다른 일을 하다 보니 더 음악이 간절해지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때 아롬의 손을 잡아준 건 나얼이다. 나얼은 자신의 소속사(롱플레이뮤직)에 아롬을 추천했다. 나얼은 2007년 아롬을 처음 만났다.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의 3집에 실린 ‘절망하지 맙시다’ 녹음 보컬 감독을 하면서였다. 아롬은 이 곡에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 때 나얼은 아롬의 가능성을 알아 봤다. 아롬은 “알고 보니 교회도 (나얼과) 같은 곳을 다녀 연이 이어졌다”며 웃었다.

아롬의 '기억의 빈 자리' 싱글 앨범 표지. 나얼이 직접 제작했다. 롱플레이뮤직 제공
아롬의 '기억의 빈 자리' 싱글 앨범 표지. 나얼이 직접 제작했다. 롱플레이뮤직 제공

나얼은 후배의 재기를 위해 직접 나섰다. 그는 아롬의 ‘프로듀서’가 됐다. 아롬이 지난 14일 멜론 등 음원 사이트에 공개한 ‘기억의 빈자리’ 리메이크 방향을 잡아주고 녹음까지 힘을 보탰다. 나얼은 이 싱글 앨범 표지도 직접 제작했다.

하지만 아롬에겐 부담이었다. ‘기억의 빈 자리’는 지난해 나얼이 세상에 내놓아 이미 큰 사랑을 받았다. 아롬은 이 한 곡 녹음을 무려 나흘 동안 했다. 일반적으로 한 곡의 녹음은 세 시간이면 끝난다. 아롬은 “공백이 길어 목소리 톤 잡는데 헤매기도 했다”며 “욕심처럼 소리가 안 나와 속상해서 녹음실에서 등 돌려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곡의 애절함을 살려 달라는 나얼의 주문을 잘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이 들어서였다.

고생 끝에 나온 ‘기억의 빈 자리’에서 아롬은 담담하게 곡의 서정을 이끈다. 리메이크곡은 원곡보다 박자가 느려지고 현악이 부각돼 쓸쓸함이 더하다. 아롬이 부른 ‘기억의 빈 자리’는 일본에도 공개됐다. 이 곡은 한국과 일본의 음악인들이 손잡고 앨범을 만드는 ‘뮤니콘’ 일환으로 제작됐다. 나얼을 비롯해 이승환 등이 제작에 참여한 노래를 한국과 일본에 동시에 발표하는 프로젝트다.

아롬은 박효신의 5집 ‘더 브리즈 오브 더 시’(2007)에 실린 ‘라이크 어 스타’에서도 노래했다. 박효신이 아롬에 직접 연락해 작업에 참여했다고 한다. 바비킴 등 여러 가수와 작업하며 음악적 색을 더한 아롬은 “계속 노래하는 게 목표”다.

“내년을 목표로 새 앨범도 계획하고 있어요. 브라운아이드소울 영준 선배 등이 준 곡도 있고요. ‘기억의 빈 자리’ 리메이크 작업을 하면서 더 음악에 욕심이 생겼어요. 힘내 보려고요.”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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