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무장단체에 억류됐다가 3년 4개월 만에 석방된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가 지난 7월 공개된 동영상에서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밝힌 것은 감금 장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무장단체의 규칙 때문이었다고 NHK가 25일 보도했다.
야스다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탑승한 귀국편 비행기 안에서 NHK에 “감금 장소가 알려지지 않도록 실명을 말하거나 국적을 말하는 것이 금지돼 있었다”며 “다른 억류자가 내 이름이나 국적을 들은 뒤 석방되면 일본 등에 알려 감금 장소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공개된 동영상에서 일본어로 “내 이름은 우마르입니다. 한국인”이라면서 “도와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자신의 이름을 ‘우마르’라고 소개한 것에 대해선 “억류 중 사정이 있어서 이슬람교로 개종해야 했는데, 이름을 우마르로 정했다”면서 “그들(무장단체)이 정한 규칙에 따라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억류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선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옥이었다”며 “오늘도 돌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매일매일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5년 6월 시리아에서 행방불명된 뒤 지난 23일 3년 4개월 만에 풀려났다. 알카에다 연계조직 ‘알누스라전선’은 그간 석방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그의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총 4차례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저녁 일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야스다의 석방과정과 관련해 “몸값 지불을 포함해 (무장단체와) 거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단체인 시리아인권감시단은 야스다의 석방 이후 일본 언론들에 “카타르가 억류 언론인의 생존과 석방을 위해 힘을 다했음을 국제적으로 호소하고자 몸값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카타르가 지급한 몸값은 3억엔(약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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