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마지막까지 색깔 있는 음악을 내놨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25일 오후 6시 마지막 앨범이 될 정규 5집의 선공개곡 '초심'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역동적인 멜로디와 "초심 따위 개나 줘 버려"라는 반전 메시지가 마음을 시원하게 울린다. 박수 받으면서 떠나는 엔딩을 택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초심 만큼이나 중요한 '막심'으로 색깔 있는 '초심'을 만들어냈다.
모두가 아쉬워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을 위해 뮤직비디오에도 특별한 라인업이 모였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과 '공작'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장기하, 김성균, 이선빈이 출연해 촌스러운 느와르 영화 같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 예상한 클리셰를 뒤집는 엔딩까지 장기하와 얼굴들 음악 특유의 독특한 재치로 무장했다.
여느 대표곡들처럼 '초심' 또한 장기하가 가사를, 장기하와 얼굴들이 멜로디를 직접 썼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사실 나는 기억이 안 나. 옛날에 내가 어떤 놈이었는지. 나는 옛날이랑은 다른 사람. 어떻게 맨날 똑같은 생각 말투 표정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갈 수가 있겠어"라며 많은 이들이 굳이 말하지 않은 속내를 꺼내 공감대를 저격했다.
그럼에도 장기하와 얼굴들이 밉지 않은 건 우리, 또는 우리 주변의 모습과 같기 때문이다. 데뷔 싱글 '싸구려 커피'부터 이어지는 촌스럽지만 그 무엇보다 친근하고 공감되는 장기하와 얼굴들 만의 감성이 '초심'에서도 변함없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번 '초심'을 들으면 장기하와 얼굴들의 이별 선언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는 힌트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글에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번 음반은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과 "또 다른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결정의 속내를 털어놨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행보는 '초심'으로 가장 멋지고 아름답게 시작됐다. 올해까지만 이어질, 기한이 정해진 활동이 기다려진다.
마지막을 앞두고 과감히 초심을 버린 장기하와 얼굴들은 정규 5집을 더 새롭고 완성도 있는 앨범으로 완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식적인 마지막 일정은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간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마지막 공연 '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로 예정돼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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