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전 세계 금 생산량과 소비량에서 각각 11년과 5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예로부터 금을 부의 상징으로 여겨온 중국인들이 얼마나 금을 선호하는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의식해 보유 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번 집계의 원인이 됐다.
24일 중국 신화망에 따르면 쑹신(宋鑫) 중국황금협회 회장은 최근 톈진(天津)에서 열린 ‘2018 중국 국제광업대회’에서 중국의 지난해 금 생산량이 426.2톤으로 전년 대비 6.0% 줄었지만 11년째 세계 최대 금 생산국 자리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3%에 달했다. 반면 금 소비량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1,089톤으로 2013년 인도를 제친 이후 5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이어갔다. 금화나 금괴 소비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광범위하게 접할 수 있어 전체 소비의 80% 이상을 점하는 황금으로 만든 액세서리 소비가 6.4% 늘었다.
전통적으로 금을 최고의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여겨온 중국인들은 세계 최대의 금 가공 및 보석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대륙의 금 매장 추정량은 1만3,195톤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지난해에도 생산량의 두 배 이상을 소비하느라 전 세계 각지에서 금을 수입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후 환경보호를 위해 생태구역 내 금광 운용에 제약을 가하고 환경보호세 등을 부과함에 따라 전반적인 금 생산량은 정체 상태다. 대신 2016년부터 러시아로부터 매년 100톤 가량을 들여오는 등 새로운 수입선을 확보해가고 있다.
중국 정부도 금 보유량을 늘려가고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기구인 세계금위원회(WGC)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금 보유량은 2015년 1분기 1,054톤에서 올해 2분기 1,843톤(660억달러)으로 75%나 증가했다. 이를 두고 달러 자산 편중에서 벗어남으로써 무역전쟁 등 외부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매크 마튜 WGC 국장은 “중국 정부는 지속적인 금 구매자이며 중국 인민은행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한 중앙은행 중 하나”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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