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도, 세일도 웃지 못한 월드시리즈 1차전… 다저스 4-8로 패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16년 이후 102년 만의 재대결, 미국 서남부 다저스타디움과 동북부 펜웨이파크까지 도로 이동 기준 역대 가장 먼 거리(약 4,799㎞) 팀 간의 만남, ‘지구 최강 투수’ 클레이튼 커쇼(30ㆍLA 다저스)와 리그 최강 좌완 크리스 세일(29ㆍ보스턴)의 맞대결까지 각종 화제를 뿌린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이 열린 24일(한국시간) 보스턴 펜웨이파크는 새벽부터 줄을 선 관중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보스턴은 경찰까지 투입해 팬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현지 매체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가장 비싼 암표는 무려 1만 달러(1,701만원)에 거래됐다. 도시 전체를 들끓게 한 1차전이 보스턴의 8-4 승리로 끝나자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비도, 미래의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커쇼도 보스턴의 붉은 물결을 막을 수 없었다”고 표현했다. 펜웨이파크를 메운 관중들은 1회말 커쇼가 등판하자 ‘커~쇼’를 연호했다. 당연히 응원이 아닌, 압박용이었다. 팬들과 한마음이 된 ‘공포의 빨간 양말’ 군단은 너무도 쉽게 커쇼를 끌어내렸다.
보스턴의 방망이는 1회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톱타자 무키 베츠가 중전안타에 이은 도루로 2루에 도달하자 앤드루 베닌텐디의 우전 적시타, 1사 2루에서 J.D 마르티네즈의 좌전 적시타가 연속으로 터져 2-0으로 앞서나갔다. 다저스는 2회초 맷 켐프의 그린 몬스터를 넘어가는 좌월 솔로포와 매니 마차도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보스턴이 달아나면 다저스가 따라가던 양상은 보스턴이 5-4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7회말 대포 한방으로 갈렸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2사 1ㆍ2루 찬스에서 다저스가 좌완 구원 알렉스 우드를 투입하자 오른손 대타 에두아르도 누네즈 카드를 꺼냈다. 누네즈가 우드의 몸쪽 낮게 떨어지는 너클 커브를 걷어 올린 타구는 그린 몬스터를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넘어가는 쐐기 3점홈런. 코라 감독은 경기 후 “누네즈가 ‘빅스윙’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커쇼는 4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 5실점, 세일도 4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한 시즌 300탈삼진을 기록한 적 있는 투수가 월드시리즈에서 선발 맞대결한 건 사상 최초였지만 ‘세기의 좌완’ 대결은 허무하게 끝났다. 로버츠 감독은 “오늘 빠른 공, 슬라이더 모두 커쇼답지 못했다”고 실망을 비쳤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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