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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미국 정치환경 복잡”... 중간선거 이후 대비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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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미국 정치환경 복잡”... 중간선거 이후 대비 포석

입력
2018.10.24 15:37
수정
2018.10.24 18:3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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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을 논의하기 위한 북미간 실무 협상이 여전히 가동되고 않고 있다. 사진은 실무 협상 파트너인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을 논의하기 위한 북미간 실무 협상이 여전히 가동되고 않고 있다. 사진은 실무 협상 파트너인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북미간 실무 협상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주 예고한 '약 10일 내 고위급 회담'도 아직 회담 일시와 장소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당장 11ㆍ6 중간선거에 집중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내년으로 미룬 상황에서 북한도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며 추후 협상 전략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간선거가 지나야 북미 협상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협상에 정통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북미가 고위급회담에 대해 계속 협의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아직 날짜와 장소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북한에서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열흘쯤 안에(in the next week and a half or so) 나와 북한 측 카운터파트 간 고위급회담을 '여기'에서 갖고 비핵화 논의가 큰 진전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으나, 이제는 그 ‘열흘 안’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고위급 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미국도 확인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북한 체제 특수성으로 (김씨) 일가가 일을 맡는 예가 있어 역할을 맡을 수는 있겠지만 당장 준비해서 (북한) 밖으로 나오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위급 회담과 별도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당시 합의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간 실무 협상도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아 가동 시점이 불투명한 상태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뜸을 들이는 것은 중간선거 전 2차 정상회담이 무산된 마당에서 차라리 선거 이후 국면이 협상에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의 행태를 비판하면서도 “미국의 11월 의회 중간 선거를 앞둔 백악관의 딱한 사정과 난처한 입장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지금 미국의 국내 정치 환경이 매우 복잡하여 이런 속에서 아마 그 무엇을 하나 결단하고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골치 아픈 과정으로 되는 것인가를 잘 알고 있다”며 중간 선거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북한 입장에선 정치적 격전이 벌어지는 선거 국면에서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끌어 내기 어렵다고 보고 선거 이후를 겨냥하겠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북한은 대신 이 기간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주안점은 중국과 러시아와 손을 잡고 미국 일본 한국과 균형을 맞춰가려는 구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기대와 달리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정부의 운신 폭이 더 넓어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현 선거구도 대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예산안이나 청문회 등으로 견제에 나서 대북 협상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민주당이 대북 협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거나 제재 완화 등에 반대하며 협상의 문턱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기대하는 대북 제재와 관련된 법 개정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공화당이 참패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면 대북 협상의 틀 자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로선 누가 승리하더라도 박빙의 차이가 될 것이란 게 일반적 관측이다. 공화당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일군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북 정책 성과를 대선 국면으로 이어가기 위해 북한과의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도 이 같은 중간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을 계산하며 다음 수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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