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밤 11시, 미국 시청자 상당수는 TV 화면 속 95개의 공에 집중했다. 목표는 16억달러(1조8,000억원). 당첨되면 인생역전이다. 하얀 공이 하나, 둘...다섯 개, 마지막 주황색 공이 굴러 나온 뒤 손에 쥔 복권을 확인했다. 수백만 개의 복권 모두 2,000원짜리 휴지조각이 됐지만, 단 몇 개는 인생 2막으로의 입장권이 됐다.
역사상 최고의 복권 당첨금을 건 ‘한판 승부’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을 휩쓸었다. 현지 매체들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1등 당첨 티켓이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티켓을 분실하지만 않았다면, 대박 터진 인물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재 사우스캐롤라이나 복권위원회 웹사이트는 방문량 폭주로 접속이 되지 않아, 실제 당첨자가 누군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른 주의 결과는 아직 집계 중으로 추가 당첨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날 16억달러의 당첨금을 낸 ‘메가밀리언(Mega Millions)’은 ‘파워볼(Powerball)’과 더불어 미국의 2대 복권이다. 이번 당첨이 확정되면 2016년 1월 파워볼이 세운 15억8,640만달러의 최고 당첨금 기록이 2년 반만에 경신된다.
당첨금 이월 횟수가 최대 2회로 제한돼 있는 한국의 ‘로또’와 달리 메가밀리언은 이월 횟수에 제한이 없고, 1등에 당첨되기도 37배나 어려워 당첨금이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이번에 추첨한 메가밀리언의 당첨금은 무려 25회 동안 누적된 금액이었다.
물론 당첨자 신원이 끝까지 확인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각 주마다 법이 다른 미국의 특성상 복권을 판매한 주에 따라 당첨자의 신분을 공개하기도, 하지 않기도 한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신원 공개를 원칙으로 하나 이번 당첨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당첨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7개 주 중 하나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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