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ㆍ미국 공동 연구진이 치매의 주요 원인을 억제하는 새로운 물질을 찾았다.
한국뇌연구원은 “허향숙 책임연구원이 주도한 한ㆍ미 공동연구팀이 치매의 주요 원인인 뇌염증을 억제하는 신물질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오는 11월 국제학술지 ‘신경염증저널’에 게재될 예정이다.
뇌염증은 뇌에 위치한 면역세포이자, 침입한 외부 병균을 잡아먹는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에 의해 발생하는 면역반응이다. 미세아교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하면 신경 손상과 기억력 퇴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 정도를 조절하는 게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의 핵심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까진 이를 억제하는 물질을 찾지 못했었다.
한ㆍ미 국제공동연구진은 7년 전 제리 양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 교수가 개발한 화합물인 ‘CA140’을 뇌염증에 걸린 쥐에 주입했더니 미세아교세포에서 사이토킨 수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도파민이 붙는 신경세포의 도파민 수용체가 뇌염증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에 따라 도파민을 기반으로 만든 저분자 화합물 CA140을 투여해본 것이다. 사이토킨은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물질로, 면역반응에 관여한다. 이 수치가 낮아졌다는 건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 정도 역시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쥐에 2주 동안 매일 CA140을 주입한 결과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치매 단백질로 잘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가 일으키는 뇌염증 또한 억제됐다.
허 책임연구원은 “미세아교세포에서 CA140이라는 물질이 뇌염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염증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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