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3년차, 믿을 수 없는 경력을 자랑하는 배우 김혜수가 새 영화로 돌아왔다. 지금껏 다양한 작품에서 변신을 주저하지 않았던 그는 '국가부도의 날'에서 경제전문가로 분해 소신과 원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혜수는 지난 1986년 영화 '깜보'로 데뷔했다. 이후 '닥터봉' '체인지' '찜' '신라의 달밤' '얼굴 없는 미녀' '타짜' '모던 보이' '이층의 악당' '도둑들' '관상' '차이나 타운' 등에서 열연했다. 지난해 개봉한 느와르 영화 '미옥'에선 조직의 언더보스를 연기하며 탁월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캐릭터부터 카리스마 넘치고 파워풀한 역할까지, 김혜수는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온기를 불어넣는 힘을 지녔다.
신작 '국가부도의 날'에서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았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혜수 외에도 유아인과 허준호, 조우진, 뱅상 카셀이 출연한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국가부도의 날' 제작보고회에서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한시현이라는 인물을 떠올렸을 때, 원칙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파란이 몰아쳤을 때 초지일관 원칙으로 움직이는 한시현이라는 인물이 꼭 경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좀 더 많았더라면 그 시절을 살았던 우리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김혜수는 "피가 거꾸로 역류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1997년에 성인이었지만,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라서 더 놀랍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1997년 당시 비공개 대응팀이 있었다는 기사 한 줄에서 시작된 가공의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읽고 이 영화가 꼭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김혜수(한시현 역)는 국가부도의 위기를 가장 먼저 예견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한 대응책을 고민한다. 그리고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면모와 위기 상황에도 원칙을 지키려는 강한 소신을 지닌 전문직 여성 캐릭터는 김혜수에게 적격이다. 신뢰감을 주는 말투, 강하면서도 맑은 눈빛을 지닌 김혜수는 옅은 화장에 무채색 정장 차림으로 비주얼에 변화를 주고, 역할에 몰입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다음달 28일 개봉한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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