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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티비톡] ‘원작=흥행공식?’, 리메이크 드라마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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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티비톡] ‘원작=흥행공식?’, 리메이크 드라마가 궁금해

입력
2018.10.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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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영화나 드라마를 원작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하는 것을 ‘리메이크’라 부른다. 과거 산발적으로 시도돼 오던 리메이크 작품들이 최근 드라마 시장의 뜨거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KBS2, MBC, SBS 제공
KBS2, MBC, SBS 제공

2000년대 중반,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는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본격적으로 선보여지기 시작했다. SBS ‘요조숙녀’ ‘봄날’ 등을 시작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들은 MBC ‘하얀거탑’의 흥행과 함께 드라마 시장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후에도 KBS2 ‘꽃보다 남자’, ‘직장의 신’,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작품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꾸준히 리메이크 드라마들은 존재해 왔지만, 대부분이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들을 리메이크 했다는 점과 원작을 단순 리메이크 하는 데서 그쳤다는 점은 한계로 꼽혀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드라마 시장을 다시 한 번 강타한 리메이크 드라마 붐은 원작과 같은 스토리를 국내화하는 것이 아닌 원작을 토대로 새로운 구성과 스토리를 창조해 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단순한 ‘리메이크’의 개념이 아닌 ‘원작이 있는 작품의 재구성’으로 탈바꿈 한 것. 원작의 풀 역시 영미권 드라마, 웹툰, 국내 영화, 광고 필름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됐다.

KBS, OCN, tvN, MBN 드라맥스 제공
KBS, OCN, tvN, MBN 드라맥스 제공

▲ 일본→영미권, 날개 단 드라마 리메이크

지난 2016년 tvN ‘굿와이프’ ‘안투라지’를 시작으로 영미권 드라마들의 리메이크가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크리미널 마인드‘가 선보여졌으며, 올해에는 동명의 BBC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던 OCN ’미스트리스‘를 비롯해 동명의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작 KBS2 ’슈츠‘, 동명의 영국 드라마 리메이크작 OCN ’라이프 온 마스‘가 방송됐다.

오는 12월에는 영국 BBC 인기 드라마 ’루터(Luther)‘를 원작으로 하는 ’나쁜 형사‘가 또 한 번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MBC에서 방송 예정인 ’나쁜 형사‘는 연쇄살인마보다 더 독한 형사와 연쇄 살인마보다 더 위험한 사이코패스의 아슬아슬한 공조 수사를 그린 범죄 드라마로 신하균, 이설, 박호산, 김건우 등이 출연을 확정지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영미권 드라마들의 국내 리메이크가 활성화 된 가운데, 일본 작품 리메이크 열풍 역시 여전히 뜨겁다.

일본 인기 드라마 ’리치맨, 푸어우먼‘을 리메이크했던 MBN, 드라맥스 ’리치맨‘을 비롯해 현재 tvN에서 방영 되고 있는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역시 동명의 인기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배두나, 차태현, 이엘, 손석구 등이 출연하며 공감대를 형성 중인 KBS2 ’최고의 이혼‘도 동명의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다.

현재 방송 중인 작품들 외에도 다양한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작들이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 중이다.

먼저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절대그이‘가 여진구, 민아의 캐스팅을 확정하고 제작에 돌입했으며, 일본 인기 만화와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감사역 노자키 슈헤이‘의 리메이크작 ’더 뱅커‘는 MBC에 편성, 12월 첫 방송 예정이다. 더불어 JTBC는 내년 상반기 일본 후지TV의 인기 드라마 ’리갈하이‘의 리메이크작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그야말로 ’드라마 리메이크 ‘전성시대가 아닐 수 없다.

JTBC, tvN 제공
JTBC, tvN 제공

▲ ’드라마만 리메이크 하나‘...영화-웹툰 등 확장된 콘텐츠

드라마를 넘어 웹툰, 영화, 소설 등 드라마 제작에 참고할 만한 콘텐츠가 다양화 되면서 드라마가 기반으로 하는 원작 콘텐츠의 경계 역시 확장됐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영화의 드라마화다. 현재 JT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뷰티인사이드‘는 동명의 영화와 비슷한 설정, 같은 제목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다만 드라마 ’뷰티인사이드‘는 주인공의 외형이 바뀐다는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하곤 영화와 전혀 다른 스토리,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에 대해 JTBC의 한 관계자는 “애초에 영화 ’뷰티인사이드’는 광고 필름을 원형으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된 작품이었다”며 “드라마 ‘뷰티인사이드’ 역시 영화를 원작으로 하기 보다는 원형인 광고필름 속 설정을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했다. 주인공의 얼굴이 바뀌어서 살 수 밖에 없다는 판타지적 요소를 드라마적으로 잘 풀어나간다면 신선한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동명의 영화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원작을 탈피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는 것.

‘뷰티인사이드’ 외에도 영화 ‘광해’를 원작으로 하는 ‘왕이 된 남자’ 역시 방송을 앞두고 있다.

내년 방송 예정인 tvN ‘왕이 된 남자’는 잦은 변란과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의 혼란 속 임금 이헌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닮은 광대 하선을 궁에 들이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원작 영화와 맥을 같이 한다. 현재 ‘광해’는 여진구, 이세영, 김상경 등의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은 웹툰 역시 최근 적극적으로 드라마화 되고 있는 소재다. 앞서 ‘마음의 소리’ ‘패션왕’ 등을 통해 리메이크 물꼬를 트기 시작한 웹툰의 드라마화는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 이어 tvN ‘계룡선녀전’과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를 통해 흐름을 이어간다.

tvN ‘계룡선녀전’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699년 동안 계룡산에서 나무꾼의 환생을 기대리며 바리스타가 된 선녀 선옥남이 정이현과 김금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문채원, 윤현민, 고두심, 서지훈, 강미나 등이 출연을 알렸으며, 다음 달 5일 첫 방송 예정이다.

tvN 김건홍 CP는 ‘계룡선녀전’을 통한 웹툰의 드라마화에 대해 “인기 있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검증된 콘텐츠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또 ‘계룡선녀전’의 경우 판타지 장르의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작업이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했다. ‘계룡선녀전’만이 가진 콘텐츠의 강점들을 살려 제작된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유정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JTBC의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이하 ‘일뜨청’) 역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일뜨청’은 청결이 목숨보다 중요한 꽃미남 청소업체 CEO 장선결과 청결보다 생존이 먼저인 열정 만렙 취준생 길오솔의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JTBC 관계자는 “‘일뜨청’은 아주 젊은 층이 즐기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며 “세대 갈등도 많고 특히 사회 시스템이나 기성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불만이 팽배한 요즘, 건강하고 청춘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원작을 드라마화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관계자는 “기본적인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 구조이지만,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것이 의도”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현재 방송 중인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속 ‘미스 마플’ 에피소드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해당 소설과 캐릭터를 토대로 영국의 드라마 ‘아가사 크리스티:미스 마플’ 시리즈가 선보여지기도 했지만,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은 국내 정서를 덧입힌 완벽한 재구성으로 원작 소설 및 드라마와는 또 다른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리메이크 열풍,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리메이크작들의 가장 큰 메리트는 ‘리스크의 최소화’가 가능하다는 점으로 꼽힌다. 이미 일정 수준의 흥행에 성공한 원작들을 통해 기본적인 흥행을 담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선에 대해 관계자들은 “원작의 성공이 리메이크작의 성공을 담보하진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뷰티인사이드’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리갈하이’ 등의 원작 기반 드라마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JTBC의 관계자는 “리메이크작의 연이은 편성은 순전히 우연의 일치”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1년에 약 12편 가량의 드라마를 대중들에게 선보이기 위해서는 약 10배수 가량의 작품을 검토한다. 그 가운데에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 등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도 있다. 하지만 선정 과정에서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의 안정성이 플러스 요인이 되진 않는다”고 밝힌 관계자는 “원작의 인기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지만, 원작이 좋은 작품 일수록 영상화를 잘못 했을 때 올 비난과 실패의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일본 드라마들은 과거부터 흥행에 성공한 작품 위주로 다양하게 리메이크 돼 왔다. 하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다”며 “원작의 성공이 리메이크 작품들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거다. 때문에 단순히 흥행을 위해 원작에 기반한 작품을 선보인다기 보다는 국내에서 리메이크 했을 때 한국의 대중들에게도 재미와 가치를 줄 수 있는 이야기냐, 아니냐는 것이 더욱 큰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이기혁 CJ ENM 미디어 콘텐츠 편성&기획국장 역시 “원작의 검증된 작품성과 흥행이 리메이크의 이유가 될 수 있으나 본질은 원작이 가진 크리에이티브를 채널만의 표현방식으로 구현하며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있다”고 전했다.

이어 “tvN은 현재 다양한 루트로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기획되는 작품들의 비중도 크며, 신인 작가 인큐베이팅 시스템인 ‘오펜’을 통해 작가들의 등용문을 열어주고 있기도 하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원작 기반 드라마와 리메이크작 역시 tvN 드라마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이다. 작품의 흥행이 담보되기 때문에 리메이크작을 선보인다기 보다는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진 만큼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고 덧붙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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