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리벤지 포르노’(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엄벌 방침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최근 청와대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에 법정 최고형을 구형해 일반 협박ㆍ공갈죄보다 더 엄하게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법무부의 리벤지 포르노 엄단 의지에) 일단 환영”이라고 반겼다. 그러면서 “보복형 동영상 유포를 이제까지는 너무 가볍게 생각해왔는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범죄”라며 “이런 것들이 인권의 영역으로 편입되고 사회의 인식도 변화, 확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벤지 포르노는 아이돌 그룹 ‘카라’ 출신의 방송인 구하라씨가 전 남자친구 최모씨에게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최 위원장은 ‘특별법을 적용해 리벤지 포르노 같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만 해도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공감을 표했다. 최 위원장은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순간의 어떠한 것(유포)로 (파장이) 어떻게 갈지 예상하기 어려운 데다 이런 정도로 협박하는 거면 굉장히 죄질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에서 이 같은 법적 조치를 주문할 의향도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것은 좀 더 검토를 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구속 수사가 인권의 문제와 밀접하기 때문에 찬찬히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인권위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만든 데 이어 인권위 설립에도 참여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취임사에서 ▲우리 사회의 혐오ㆍ차별 해소 ▲양극화 문제와 사회안전망 위기 대처 ▲정부와 지자체 인권옹호 파트너십 강화 ▲인권시민사회 단체와의 혁신적 관계 개선을 자신의 네 가지 책무로 꼽았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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