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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7330] 암벽 위의 문제 풀기, 두뇌·손발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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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7330] 암벽 위의 문제 풀기, 두뇌·손발 총동원

입력
2018.10.25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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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스포츠클라이밍 

20일 경기 스타필드고양에서 열린 제 25회 노스페이스컵 전국 스포츠클라이밍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볼더링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제공.
20일 경기 스타필드고양에서 열린 제 25회 노스페이스컵 전국 스포츠클라이밍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볼더링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제공.

전국 스포츠클라이밍(인공 암벽 등반) 대회가 열린 지난 20일 경기 스타필드고양 내 광장. 초보 입문자부터 프로 선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참가자 200명이 줄넘기와 스트레칭 등으로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일부 참가자는 15개 코스를 천천히 관찰하며 공략법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클라이밍을 했다는 박성준(18ㆍ고3)군은 “수험생이지만 건강과 집중력에도 좋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말 그대로 인공으로 만들어진 암벽을 등반하는 스포츠다. 크게 볼더링과 리드, 두 종목으로 나뉘는데, 카라비너와 자일 등 각종 등반 장비가 필요한 ‘리드’는 10년 차 이상 최상급자나 프로 선수들에게나 가능하다. 생활 체육으로는 볼더링이 적합하다.

볼더링은 다양한 색깔과 형태의 홀드를 잡고 4~5m 높이의 벽을 완등하면 된다. 시작 홀더와 끝 홀더가 지정되는데 시작 홀드부터 어떤 홀드를 어떻게 잡거나 밟고 이동해 끝 홀더에 도착할지를 찾아내야 한다. 바로 스포츠클라이밍의 ‘문제’다. 전문 클라이머들이 문제를 내고, 선수들이 문제를 푼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2013년을 전후해 스포츠클라이밍센터(암장)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현재 500여개가 전국에 분포돼 있다. 동호인 수는 약 6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처음에는 산악인들이 실내에서 즐기는 소수만의 스포츠였지만, 최근에는 김자인, 천종원, 사솔 등 클라이밍 국가대표들이 이름을 알리면서 일반인 붐도 일기 시작했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은 보다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입문 6개월 만에 처음 대회에 출전했다는 백가나(25)씨는 “다이어트는 물론, 몸매 밸런스를 갖추는데 최적화된 운동”이라며 “여성들에게 더 좋은 스포츠인 것 같다”고 했다. 동호회 활동 3년 차인 신연동(52)씨도 “어려운 문제를 고민 끝에 풀어냈을 때 자기 만족감이 대단하다”면서 “짬을 내 1주일에 3번이나 암장을 찾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고 했다. 육체적 능력은 물론 고도의 정신력도 요구되는 스포츠다. 서종국 S클라이밍센터장은 “손끝부터 발끝까지 신체의 모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초집중 스포츠”라며 “온몸의 근육은 물론, 홀드를 잡기 위해 정신력을 집중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일 경기 스타필드고양에서 열린 제 25회 노스페이스컵 전국 스포츠클라이밍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볼더링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제공.
20일 경기 스타필드고양에서 열린 제 25회 노스페이스컵 전국 스포츠클라이밍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볼더링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제공.

코스 정상에 오르는 정답은 없다. 개인 신체 조건 및 기술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어떻게 오를지 상상력을 발휘해 내 몸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선수들의 두뇌 싸움이 요구된다. 입문 3년 차 윤두성(25)씨는 “다른 선수들이 해법을 찾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고 재미있다”고 했다.

개인차는 있지만, 입문 한 두 달 정도면 조금씩 오르는 길이 보이기 시작하고 3~6개월이면 나만의 코스 공략법이 생긴다. 장비도 비교적 간단해 초보자들의 부담이 적다. 등반할 때 홀드나 벽과의 마찰을 높여줄 암벽화와 홀드를 잡은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초크, 그 초크를 담을 초크 가방이 전부다. 여기에 팔ㆍ다리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는 간편한 운동복만 있으면 된다. 모든 생활 스포츠가 그렇듯 장비 욕심을 내자면 한이 없지만, 초ㆍ중급자용 암벽화는 6~7만원, 초크는 1만원, 초크 가방은 1만5,000원이면 충분하다. 첫 도전이라면 클라이밍 센터에 비치된 대여용 장비를 사용해도 좋다. 암장 이용료도 온종일 이용하는데 2만~2만5,000원 정도로 큰 부담이 없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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