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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를 지배한 ‘미친 선수’ 임병욱…넥센 “SK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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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를 지배한 ‘미친 선수’ 임병욱…넥센 “SK 나와라”

입력
2018.10.23 22:49
수정
2018.10.23 22:5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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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임병욱이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말 쐐기 2타점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넥센 임병욱이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말 쐐기 2타점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넥센을 상징하는 선수는 ‘홈런왕’ 박병호(32)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로 둥지를 옮겨서도 뛰었다. 올해 친정에 돌아와서는 43홈런(2위)을 쳤다. 2007년 이후 11년 만의 ‘가을 야구’를 하는 한화의 경계 대상 1호 역시 박병호였다.

하지만 넥센엔 흔히 말하는 ‘미친 선수’가 있었다. 201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외야수 임병욱(23)이 한화와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화끈한 장타쇼로 팀을 4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임병욱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말 2사 1ㆍ3루에서 상대 왼손 불펜 김범수를 공략해 싹쓸이 쐐기 2타점 2루타를 쳤다. 3-2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카운터펀치였다.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던 한화는 임병욱의 한 방에 추격 의지를 잃었다. 넥센은 선발 이승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4회부터 마운드에 올라간 안우진에게 9회까지 경기를 맡겨 5-2로 이겼다.

지난 2차전에서 혼자 3점 홈런 2방을 터뜨리며 7-5 승리를 이끈 임병욱은 이날 결정적인 순간 2루타로 이번 시리즈 8타점째를 올려 준플레이오프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 성적은 11타수 4안타 2홈런 8타점으로 기자단 투표 결과 74표 중 49표를 얻어 2, 4차전 승리 투수가 된 팀 동료 안우진(24표)을 제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안우진은 임병욱에게 가렸지만 2경기에 구원 등판해 9이닝을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휘문고 재학 시절 학교 폭력에 가담해 이번 시즌 구단의 자체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시즌을 치렀지만 처음 맞이하는 포스트시즌에서 시속 150㎞대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위력을 떨쳤다.

3승1패로 정규시즌 3위 한화를 따돌린 넥센(4위)은 3일 휴식을 취한 뒤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2위)와 5전3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선수단이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플레이오프에 대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4차전 안에만 끝나면 SK와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넥센을 기다리고 있는 SK의 트레이 힐만 감독은 “넥센은 선수들의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개개인의 스피드가 좋은 팀”이라며 “넥센을 상대하기 위해선 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화의 11년 만의 ‘가을 축제’는 5일 만에 끝났다. 하지만 시즌 전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딛고 당당히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며 한화 팬들의 지속적인 응원에 보답했다. 모처럼 즐기는 가을 야구를 보기 위해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는 물론 고척돔까지 주황색으로 물들였던 한화 팬들은 짧은 축제를 끝내고 내년을 기약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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