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패션업체 베네통의 공동 창업자인 질베르토 베네통이 7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가족은 베네통 지주회사인 에디지오네의 전 대표였던 고인이 베네통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북부도시 텔레비전소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별세 전 짧은 기간 투병했으나, 병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질베르토는 카를로, 루치아노, 줄리아나 등 형제들과 함께 1965년 베네통을 창업했다. 베네통은 강렬한 원색을 디자인에 적극 활용해 1980~1990년대에 명성을 날렸고, 교황 베네딕토 6세와 이집트 종교 지도자 아흐메드 엘타옙의 입맞춤 등 종교, 인종, 성별의 전형성을 탈피한 파격적 사진 광고로 화제를 모았다.
자라, H&M 등 이른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가 부상하며 패션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질베르토는 베네통의 지주회사 에디지오네를 설립해 사업 다각화를 진두 지휘했다. 건설, 운송, 식품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사회간접자본(SOC)기업인 아틀란티아와 식품공급업체 아우토그릴, 로마의 공항 등의 경영권을 보유하게 됐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으로 꼽히지만, 지난 8월 아틀란티아의 자회사가 담당한 제노아 다리 붕괴사고로 43명이 사망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질베르토는 가족 가운데 유일한 아틀란티아 이사였다.
앞서 지난 7월 베네통의 공동 창업자인 막내 카를로 베네통이 74세를 일기로 숨졌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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