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광객 외면하는 김광석길 주차장
대구의 대표 관광 명소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김광석길) 공영주차장이 인근 주차장에 비해 비싼 요금과 협소한 주차공간으로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당초 김광석길을 찾는 관광객의 주차난 해소와 주차 편의 제공으로 관광객 유치와 인근 방천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김광석길 일대의 불법주차를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중구청은 지난 4월부터 중구 대봉동 31의 30 김광석길 남쪽에 56억원을 투입해 부지 면적 2,051㎡, 연면적 3,160㎡ 지하 1층 36면 지하 2층 45면 총 81면 규모로 공영주차장을 조성, 운영하고 있다.
중구청이 민간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 이 주차장은 ‘대구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에 따라 1급지의 요금이 부과되고 있다. 이 주차장은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최초 30분까지 1,000원, 10분마다 500원이 추가되고, 하루 주차요금은 1만원이 상한이다.
이 일대에는 3개의 주차장이 더 있다. 50여m 떨어진 ‘대백프라자 주변 공영주차장’은 김광석길 주차장과 요금이 같으며 중구청이 민간위탁하고 있다.
200여m 떨어진 ‘삼덕네거리 남편 노상공영주차장’은 최초 30분 1,000원 10분당 500원은 동일하나 하루 최대요금은 5,000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이곳은 대구시설관리공단이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광석길 주차장에서 50여m 남쪽의 ‘대백프라자 야외주차장’은 최초요금과 10분당 요금은 동일하지만 평일에는 김광석거리 안내소에서 도장을 찍어오면 2시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김광석길 인근 주차장 중 중구청이 민간위탁하는 주차장이 가장 비싼 요금을 받으면서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친구들과 김광석길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한 김영미(50ㆍ여)씨는 “3시간 가까이 김광석길 주차장에 차를 댔더니 8,000원을 물었다”며 “김광석길을 활성화한다면서 바가지 주차료가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공영주차장이 비싼 주차료를 받으면서 김광석길 일대에는 평일에도 불법주차 차량이 넘쳐나고 있다. 이곳에서 인테리어 소품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5)씨는 “삼덕네거리 남편 공영주차장은 하루 주차요금이 5,000원을 넘지 않지만 김광석길 공영주차장은 2시간만 지나면 5,000원을 훌쩍 넘어간다”며 “주차요금이 싼 쪽은 일찌감치 만차라 주차할 수 없는데다 손님들이 가게 앞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골목길이 더 좁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른 상인도 “일부 시민들은 잠시만 있다 간다며 골목길에 차량을 대고 있다”며 “김광석길 가게 이용 시 공용주차장 무료 주차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해 상권 유입과 주차장 이용 독려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주차요금 조례에 따라 요금 징수 범위가 정해져 있고, 도심 내 관광지로 무작정 금액을 낮추면 과도한 주차 등으로 혼란을 줄 수 있어 현실적으로 조정이 어렵다”며 “주변 불법 주차 단속 강화와 대중교통 이용 방문을 독려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광석길이 포함된 방천시장도 다른 시장처럼 주차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설관리공단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중구 서문시장과 북구 칠성시장의 경우 같은 1급지지만 전통시장으로 분류해 최초요금 30분에 500원 10분당 250원 등 50% 감면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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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관광객 외면하는 김광석길 주차장
<하> 젠트리피케이션 조례…신청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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