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이사장이 취임 100일도 안 돼 사퇴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 간부 3명이 성매매 혐의로 징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월 과학창의재단 A 전 단장과 B 전 실장, C 전 팀장 관련 수사결과를 재단에 통보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각각 단장과 실장, 팀장으로 승진했다.
경찰 공문에 따르면 A 전 단장과 B 전 실장은 2016년 7월 재단 박람회 운영사 대표 D씨를 불러내 유흥주점에서 향응을 받고 같은 달 145만원을 해당 유흥주점 주인 계좌로 송금토록 했다. 앞서 A 전 단장은 2013년 3월과 4월 행사 관련 기획사 대표 E씨로부터 유흥주점 술값 변제용으로 각각 219만원과 29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세 사람은 2015년 3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지하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호텔에서 각 성매매 대금 35만원을 주고 성매매한 혐의도 드러났다. C 전 팀장은 2016년 5월 또 다른 강남구 유흥주점 위 호텔에서, 같은 해 12월엔 B 전 실장과 C 전 팀장이 성매매를 한 혐의가 적발됐다.
경찰은 수사결과 A 전 단장과 B 전 실장의 뇌물수수, A 전 단장과 B 전 실장, C 전 팀장의 성매매 알선 등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건에 대해 각각 불구속 기소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과학창의재단은 지난 5월 A 전 단장을 해임하고 B 전 실장과 C 전 팀장에 대해서는 각각 정직 3개월과 1개월 징계를 통보했다.
과학기술문화 창달과 창의적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한 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기업벤처부, 교육부로부터 전액 출연금을 지원받고 있다. 올해 사업비가 1,095억6,000만원에 달한다.
윤상직 의원은 “정부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전액 지원받는 재단의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땅에 떨어진 재단의 도덕성을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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