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 등에서 발생한 친인척 특혜채용에 대해 전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이 확산되면서 전체 공공기관을 상대로 유사 사례를 조사하라는 요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22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 공공기관 친인척 채용비리와 관련해 대응방안 검토를 내부적으로 지시해 전수조사를 포함한 대응 방안은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부 기관을 대상으로 한)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객관적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 조사 방법에 대해선 면밀한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친인척 대거 채용과 관련해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할 것인가”라는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기재부는 먼저 한전KPS, 국토정보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의혹이 제기된 기관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공공기관 전반으로 조사를 확대할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338개 기관, 32만4,000명에 이르는 중앙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친인척 특혜채용 여부를 확인하려면 채용 또는 정규직 전환된 직원과 기존 임직원의 관계를 파악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당사자에게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모든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일일이 동의를 받아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동의를 거부해도 제재할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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