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들어주세요.” 22일 서울 용산구 공연장 블루스퀘어. 가수 이문세는 16집 ‘비트윈 어스’ 발매 관련 음악감상회에서 신곡을 취재진에 처음으로 들려주며 “한 사람의 마음만 움직일 수 있다면 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옛사랑’부터 ‘조조할인’까지. 1983년 1집 ‘나는 행복한 사람’부터 15장의 앨범을 내 셀 수 없이 많은 히트곡을 낸 가수가 새 앨범을 내면서 “모두 따라 불렀으면 하는 곡이 아니다”는 얘기를 꺼내다니. 35년을 노래한 가수는 그의 음악이 얕고 넓게 대신 누군가에게 깊게 스며들기를 바랐다.
내년 예순을 바라보는 가수의 노래는 더욱 더 깊고 따뜻해졌다. “흐르는 강물은 할 말이 없겠니 모두가 널 끌어안으며 아이야, 아이야 너는 행복해라 그랬지.” 이문세는 신곡 ‘프리 마이 마인드’에서 불안한 청춘을 따뜻한 목소리로 보듬는다.
이문세는 강원 평창군 봉평면에 작업실을 꾸렸다. 2014년부터 두 차례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그는 자연 곁에서 살며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우리 사이’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이문세는 살아가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열린 자세와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날 발매된 앨범은 2015년 낸 ‘뉴 디렉션’ 이후 3년 만의 신작이다. 이문세가 스페인 여행을 다녀와 쓴 ‘안달루시아’ 등 10곡이 담겼다. 이문세가 만든 3곡을 제외하면 나머진 후배 음악인들에게서 곡을 받았다. 가수 헤이즈가 ‘희미해서’를, 선우정아가 ‘우리 사이’를 만들어 이문세에게 선물했다. ‘희미해서’는 피아노 연주와 현악이 어우러져 서정을 우려내고, ‘우리 사이’는 펑키한 비트가 흥을 돋운다.
고충도 따랐다. 이문세는 “‘희미해서’ 녹음을 50번 넘게 했다”며 웃었다. 헤이즈 노래 특유의 여리면서도 젊은 감성을 소화화는 데 애를 먹어서였다. 이문세는 후배들과 손잡고 음악의 새 길을 걷는다. 그는 “따뜻한 느낌, 슬픈 발라드를 해온 가수라는 게 내 이미지”라며 “지금도 그걸 기대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런 음악만 계속하면 듣지 않는다”고 했다. “나도 늘 새로운 걸 탐구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올해는 이문세의 음악지기였던 이영훈 작곡가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된다. 이문세는 “지금도 살아 계셨다면 이번 앨범에 몇 곡 채워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이문세는 16집 발매를 기념해 12월 29∼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018 이문세 더 베스트’ 공연을 연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이슬아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