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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휴가 가면 50만원 드립니다” 일하는 방식 개혁 나선 일본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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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휴가 가면 50만원 드립니다” 일하는 방식 개혁 나선 일본 기업들

입력
2018.10.23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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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의 일본 직장인들이 오피스가인 도쿄역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출근길의 일본 직장인들이 오피스가인 도쿄역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휴가를 쉽게 쓰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하는 방식 개혁’ 일환이다. 직원에게 쉬는 방법을 조언해주는 직책을 신설하거나 휴가를 얻은 직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연차휴가 사용 등 일하는 방식 개혁 없이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22일 보도했다.

화장품 판매회사인 메디플러스는 2015년 사내에 ‘치프 스마일 오피서(CSOㆍChief Smile Officer)’라는 직책을 만들었다. ‘기업의 미소 담당 최고책임자’ 정도로 이름 붙일 수 있는 이 직책은 오카모토 도모코(岡本朋子)부사장이 맡고 있다. 그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연차 유급휴가 카운슬링을 통해 사원들의 연차 취득계획을 세우고 이를 확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에는 자신의 법정 휴가일수도 모르는 직원도 있었지만, 지난 1년간 직원들의 연차 취득율은 직책 신설 이전보다 두 배가 늘어난 62%에 달했다. 오카모토 부사장은 “언제 쉬고 무엇을 할지 생각하면서 삶을 돌아보게 되는 일이 일에 대한 의욕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인 정보기술(IT)업체 락온은 직원들이 휴가를 가지 않으려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2011년부터 연 1회, 연휴기간, 주말 등을 붙여 9일짜리 휴가 취득을 의무화했다. 휴가 기간에는 전화와 메일을 포함한 회사와의 연락을 일체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평소 매뉴얼화 등을 통해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를 철저히 해 둔다.

취업정보회사인 리쿠르트캐리어는 연 1회, 4일 이상의 연차휴가를 취득한 직원에게 5만엔(약 5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직원의 90% 가량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주로쿠은행은 남성 직원이 아내의 출산예정일을 전후로 3일간 쉴 수 있는 제도를 도입, 지난해 대상자의 90% 이상이 활용했다. 이전에는 아내의 출산일에 맞춰 연차휴가를 내는 방식이었으나 아예 제도화해 남성 직원들에게 휴가를 제공한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근로자에게 주어진 연차휴가는 평균 18.2일이었지만, 실제 사용한 것은 9일(49.4%)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연차휴가 사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노동기준법 개정을 통해 법적으로 연차일수가 10일 이상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이 중 5일을 근로자의 희망에 따라 시기를 지정할 것을 의무화했다.

에구치 시노부(江口忍)나고야가쿠인(名古屋学院)대 교수는 도쿄신문에 “단지 휴가를 얻어 집에 업무를 들고 간다면 의미가 없다”며 “상사들이 직원들을 정말로 쉴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는지를 체크해서 이를 인사에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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