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22일 남북관계 개선이 미국에도 유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과정에서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공론화한 전략이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협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의미다.
이 관계자는 유럽 순방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제재 완화 공식화와 관련해 비판적 여론이 있고, 미국이 불편해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한미동맹이라는 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 내에도 다양한 의견은 존재할 수 있고, 절차적으로 조금 다를지라도, 가는 방향과 목표가 같기 때문에 우리를 신뢰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는 과정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결국 같은 길로 가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미국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 진전 등에 따라 제재 완화를 해야 할 때 문 대통령의 이번 공론화가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란 뜻이다.
이 관계자는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ㆍ프랑스 정상회담 후 “잘됐다”고 평가했던 것과 관련, “잘됐고, 오히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잘됐다”라고 설명했다. 회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하며 마크롱 대통령께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 달라”고 밝힌 바 있어, 공개되지 않은 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는 뉘앙스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인식과 관련, 이 관계자는 “대통령은 낙관적이다. 참모들이 걱정을 말하면 오히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큰 틀에서 맞는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남북관계 등은) 사실 진행 속도가 엄청나게 빨리 가는 거다.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아지지만, 솔직히 이상하리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10일 내 북한을 만난다’는 발언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을 했을 때 많은 합의를 해 왔기 때문에 만날 때가 됐다. 예상대로 일이 진행되어가고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선 “3, 4군데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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