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을 통해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인 로보틱스 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BIS에 따르면 전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16년 9,600만 달러에서 2026년엔 46억5,000만 달러로 성장, 향후 10년간 5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따라 올해 초 로봇ㆍ인공지능(AI)을 5대 미래혁신 성장 분야로 선정,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팀을 신설했다. 로보틱스 분야는 산업ㆍ군사ㆍ생활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현대차그룹의 사업 영역을 광범위하게 확대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등 활용도가 높은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산업 현장 적용을 목적으로 개발한 첫 번째 웨어러블인 ‘의자형 착용로봇(H-CEX)’은 지난달 현대ㆍ기아차 북미 공장에 시범 적용됐다. 의자형 착용로봇은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무릎관절 보조 장치다. 무게 1.6㎏의 경량 모델이지만 체중 150㎏까지 지탱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개발 중인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H-VEX)’도 올 연말 현대ㆍ기아차 북미 공장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은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을 들고 일해야 하는 작업자의 힘을 보조해주는 장치로 목과 어깨 등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준다.
이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열린 세계 가전제품 박람회(CES)에서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나 하반신 마비 환자 등이 걷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의료용 착용로봇(H-MEX)[3]’을 선보였고, 올해엔 룸서비스와 고객을 안내하는 ‘호텔 서비스 로봇’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디자인 및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인 ‘판매 서비스 로봇’은 내년 초 프로토타입이 생산된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국 AI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에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기술 확보에 나섰고, AI 분야에서 중국 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딥글린트’와도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말엔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4,500만 달러 규모의 ‘AI 얼라이언스 펀드’를 조성, AI 및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보틱스 분야는 인구 감소와 노령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에 대한 장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통해 쌓은 방대한 양의 기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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