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도에 아내를 만나 계속 무용을 공부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노쇠한 몸으로나마 춤이라는 게 얼마나 신바람 나는 건지 보여드리겠습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에 출연해 춤바람 부부로 알려진 배우 손병호(57)와 무용가 최지연(54)이 춤으로 하나되는 무대를 선보인다. 무용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부부들이 제39회 서울무용제에서 초청공연을 펼치게 됐다.
22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병호의 말에 아내인 최지연은 “여태껏 작업을 했지만 이번 행사에서 선보일 10분짜리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가장 고민스럽다”며 “남편과 즐겁게 작업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무용수 부부 네 쌍이 자리했다. 손병호 최지연 부부를 비롯해 유니버설발레단(UBC) 주역 무용수인 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Mnet 춤 경연 프로그램 ‘댄싱9’ 출신 스타 무용수인 최수진과 하휘동, KBS2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협업 무대를 선보인 현대무용가 정석순, 국악인 김나니 부부가 그들이다. 네 부부는 다음달 22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함께 오른다.
서울무용제가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 중인 부부들을 초청해 공연을 선보이는 건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서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무용가들만의 리그를 위한 예산을 더 편성할 수 없다는 말에 경연을 중심으로 하되 시민들과 함께 하는 무용제를 만들려고 했다”며 “올해에는 대학의 무용 전공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부대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1억8,000만원이었던 서울무용제 예산은 시민과 함께한 지난해 행사가 좋은 평가를 받아 올해 예산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무용제는 다음달 20일 개막해 12월 4일까지 열린다.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로 불리는 무용가 육완순, 현대무용에 불교의 선(禪) 사상을 도입한 이선옥, 한국 창작춤 대가 김매자, 국내 최초 민간 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멤버 제임스 전도 다음달 20일 한 무대에 오른다. 이에 앞서 이달 23일부터 부대행사로 대학무용축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경연프로그램인 ‘4마리 백조 페스티벌’ 등도 열린다.
서울무용제는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로 시작됐다. 한국 무용예술의 진흥을 목표로 하는 축제로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전 장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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