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산림협력을 위한 회담이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개최됐다. 24시간 소통 창구로서뿐만 아니라 회담 장소로도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로 남북이 지난달 중순 연락사무소를 개소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당국 간 회담이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연락사무소 3층에 있는 회담장에서 산림협력 분과회담을 열고 소나무 재선충 공동방제 일정 및 북한 양묘장 현대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남측에서는 박종호 산림청 차장이 수석대표로, 북측에서는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이 단장으로 각각 나왔다.
이번 회담은 15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후속회담 일정을 확정한 이후 열린 첫 회담으로,무엇보다 지난달 14일 개소한 연락사무소에서 열리는 첫 당국 회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림회담을 시작으로 이달 연락사무소에서는 보건의료 분과회담과 체육회담이 줄줄이 열릴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연락사무소는 향후 24시간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판문점을 대체할 회담 장소로서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수 부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소 이후 한달 여간) 연락사무소를 안착시키는 일을 주로 했고, 현재는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여러 당국 회담뿐만 아니라 통일부를 통해 신청한 민간 회담도 여기(연락사무소)에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연락사무소 건물은 4개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2층과 4층에는 각각 남측과 북측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평소 남북 간 대면 협의는 이날 회담과 마찬가지로 3층에서 이뤄지며, 상호 업무 보안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서로의 사무실을 자유롭게 방문하지는 않고 있다.
이날 남북 대표단은 산림 분야 성과를 다짐하며 회담을 시작했다. 김성준 부총국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판문점에서 열린 4ㆍ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심은 소나무를 언급하며 “(남북이) 소나무처럼 외풍과 역풍에도 흔들림 없이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호 차장은 가을이 추수의 계절임을 상기하며 “(남북이) 협력하는 자세로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개성=공동취재단ㆍ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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