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까지 광풍이 불던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넘쳐나면서 건축허가 면적이 크게 줄었고, 토지거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9월 건축허가는 671동ㆍ14만3,148㎡로, 전년 동월 896동ㆍ22만837㎡과 비교해 면적기준으로 35.2%나 크게 줄었다. 전월(646동ㆍ15만4973㎡)과 비교해도 7.6% 감소했다. 건축허가 면적 감소 이유는 주거용 건축물 면적이 지난해 11만7,350㎡에서 올해 6만6,238㎡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상업용 건축물도 지난해 5만7,846㎡에서 올해 4만6,616㎡로 줄었다.
주거용 건축물의 용도별 면적기준을 분석해보면 단독주택이 지난해 4만9,266㎡에서 올해 2만7,303㎡로 44.5%(2만1,963㎡) 줄었고, 연립주택은 2만9,830㎡에서 1만569㎡로 64.6%(1만9,261㎡), 다세대주택은 1만345㎡에서 5,052㎡로 51.1%(5,293㎡) 각각 감소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8,667㎡이었지만 올해는 단 한 건도 건축허가가 없었다. 반면 다가구주택은 1만9,242㎡에서 2만2,644㎡로 17.7%(3,402㎡) 증가했다.
이처럼 건축건설 경기가 냉각된 것은 미분양 주택 수가 올들어 1,200가구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주택매매가격과 토지가격 등은 떨어지지 않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미분양주택은 올해 1월 1,280가구, 2월 1,190가구, 3월 1,339가구, 4월 1,260가구, 5월 1,268가구, 6월 1,299가구, 7월 1,275가구, 8월 1,217가구 등 1,200가구 수준을 유지하면서 줄어들지 않고 있다. 또 국토교통부가 5월 31일자로 공시한 올해 1월 1일 기준 개별공시지가 역시 제주지역은 전년대비 17.51%로 급증하면서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올 들어 도내 토지거래도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에 따르면 지난 9월말까지 도내 토지거래량은 5만4,615필지ㆍ4,502만7,000㎡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9,253필지ㆍ5,355만3,000㎡와 비교해 필지 수는 7.83%, 면적은 15.92% 각각 감소했다.
9월 한 달 간 토지거래량도 4856필지ㆍ270만6000㎡에 그치면서, 전년 동월 7465필지ㆍ690만8,000㎡에 비해 필지 수로는 34.83%, 면적은 60.83%나 크게 줄어들었다.
토지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그동안 토지 쪼개기 등의 제한, 농지기능관리 강화, 투기행위 방지를 위한 정밀조사 실시 등 부동산 투기 억제책이 시행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땅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토지주나 매입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실제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승원 도 건축지적과장은 “토지거래 신고 내용 중 허위신고로 의심되거나 도민신고센터를 통해 불법 신고ㆍ접수된 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정밀 조사하는 등 부동산 과열 방지 대책을 지속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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