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노선과 평생을 함께한 주민들은 “기차역이 심장 같은 존재”라고 입을 모았다. 머지않아 역이 사라지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 ‘공존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최근 국내에서도 백두대간 협곡 구간을 운행하는 V-train과 O-train처럼 벽지노선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기차역과 주변 관광지를 연결하는 교통편이 부족해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처지다.
그래서 벽지노선을 관광상품과 접목해 생존 방안을 모색한 일본의 시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64년 신칸센(新幹線)이 개통되면서 적자가 쌓여가던 일본의 지역 여객철도는 1987년 국유철도가 각 지역을 나누어 담당하는 6개 JR(Japanese Railway)사로 민영화되며 많은 노선이 사라졌다. 이후 JR이 포기한 지역 철도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민간이 다양한 시도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
JR 큐슈의 관광열차가 대표적이다. 큐슈현에는 증기기관차 ‘SL히토요시’, 숲 테마를 살리기 위해 나무 내장재로 안쪽을 꾸민 ‘유후인노모리’ 등 다양한 테마 열차가 다닌다. 치바현 이스미시에서는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다’가 있다”는 역발상 구호를 내세워 지역 노선을 살렸다.
홋카이도, 도호쿠, 시코쿠는 ‘한 칸짜리 기차’가 승부수였다. 기관사 한 명이 운전과 승무원 역할을 겸해 ‘원맨열차’라고도 불리는데, 객차가 한 칸만 다니다 보니 적은 비용으로 비교적 많은 빈도의 운행이 가능하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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