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총회 무대에서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거듭 제기하고 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9일 유엔총회 제2위원회에서 대북제재로 북한 주민의 존재와 개발 권리가 심각하게 제한 받고 있다고 호소한 이후 ‘제재를 못 견뎌 대화하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1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김 대사가 당시 경제ㆍ금융ㆍ개발 담당인 제2위원회에서 이 같이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김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로 필수 약품과 엑스레이 장비 등 인도적 원조 품목의 북한 반입이 금지됐다며, 이로 인해 어린이와 여성 등 인민들이 타격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또한 대북제재로 북한이 유엔 지속가능 개발목표(SDGs)를 이행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변하고 있음에도 경제적 환경은 최악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VOA에 따르면 김성 대사의 발언 일주일 후인 16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담당)에서도 북측 대표가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북측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단계 전까지 제재 해제를 고려해선 안 된다는 유럽 국가들의 주장에 추가발언을 요청해 “제재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었다고 오해하고 있다”며 “북한은 어떤 제재와 압박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자립심과 자기 발전력이 있다”고 공세를 폈다.
한편 북한 대사관 측은 유엔군사령부 해체도 거론했다. 김인철 북한대사관 서기관은 12일 열린 유엔총회 제6위원회(법률문제 담당)에서 유엔사를 ‘괴물’에 비유하며 가능한 한 빨리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VOA는 전했다. 김 서기관은 유엔사가 “유엔 헌장의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유엔사 해체 및 미군 철수를 명시한 과거 유엔총회 결의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우리 측 대표는 15일 추가발언을 요청해 제6위원회가 유엔사 해체를 논의하기에 적절한 회의가 아니며 유엔사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일관적이라고 반박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