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의 좌완 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33)가 ‘가을 악몽’을 깨고 데뷔 11년 차에 포스트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프라이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승제) 휴스턴과 5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1차전 패배 후 4연승을 거둔 보스턴은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을 제치고 2013년 우승 이후 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제패를 노린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LA 다저스가 밀워키에 3승2패로 앞서 있다. 다저스의 류현진(31)은 20일 월드시리즈 진출이 걸린 6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받은 프라이스는 2009년 탬파베이 시절부터 2016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검증된 투수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16승7패 평균자책점 3.58로 활약했다. 하지만 가을 무대에 서면 유독 약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11차례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9패로 부진했다. 지난 7일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역시 1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그 동안 거둔 2승은 모두 구원승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휴스턴 강타선을 상대로 큰 위기 없이 탈삼진 9개를 뽑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생일날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초보 사령탑’ 알렉스 코라(43) 보스턴 감독은 “언론에서 프라이스에 대해 최악의 투수라는 것을 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며 “누가 뭐라 해도 프라이스는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월드시리즈에서도 중용하겠다”고 신뢰를 나타냈다. 프라이스는 “야구를 해왔던 날 가운데 가장 특별한 하루”라며 “다음 투구, 다음 타자에 집중하지 않고 순간마다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휴스턴은 1차전 승리 주역인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를 내세웠지만 벌랜더는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했다.
보스턴은 0-0으로 맞선 3회초 J.D 마르티네스의 좌월 솔로포로 선취점을 냈다. 6회초에는 선두타자 미치 모어랜드가 왼쪽 담장을 때리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이언 킨슬러는 우전 안타로 무사 1ㆍ3루를 만들었고, 후속 타자 라파엘 데버스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점수를 4-0으로 벌렸다.
보스턴은 7회말 마윈 곤살레스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그러나 피홈런 이후 7회말 2사 1루에서 선발투수인 네이선 이발디를 올려 보내 8회말까지 휴스턴의 추격을 봉쇄했다. 그리고 마무리투수 크레이그 킴브럴이 9회말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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