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수입차를 보유하고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건보료를 내지 않는 이들이 1만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가격이 수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피부양자 2,987만1,060명 가운데 자동차 소유자는 233만2,750명(11.7%)이었다. 건보공단은 피부양자일지라도 소득과 재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건보료를 부과한다. 지역가입자는 토지와 주택, 건축물, 선박ㆍ항공기뿐 아니라 전ㆍ월세와 자동차 등 모든 재산항목에 대해 건보료를 부과하지만, 피부양자를 따질 때는 재산항목에서 전ㆍ월세금과 자동차는 제외된다.
이 때문에 값비싼 수입차를 보유하고도 여전히 피부양자로 남아 건보료를 내지 않는 이들이 상당수다. 지역가입자였다면 자동차 건보료 부과 기준(사용연수 9년 미만이거나 배기량 1,600㏄ 초과인 승용차 중에서 잔존 차량가액이 4,000만원 이상인 경우)에 따라 보혐료를 내야 했을 피부양자는 1만5,401명에 달했다. 이 중에서 수입차 보유자는 1만2,958명으로 84%를 차지한다. 심지어 30대의 피부양자 A씨와 20대 B씨는 각각 수입차 2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잔존 차량가액이 3억8,612만원, 3억7,833만원에 달했다. 정춘숙 의원은 “동일한 재산인데도 피부양자와 지역가입자 간에 건보료 부과항목이 다르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평한 부과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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