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이재명 지사와 관련한 전화 녹취록 공개요구로 의원 간 언쟁이 빚어지며 초반 말싸움이 거칠게 진행됐다. 조폭 연루설과 김부선 미투 문제 등도 예상대로 제기됐다.
대한애국당 조원진(대구달서병) 의원은 이날 “이 지사에 대한 녹취가 두 개 있다. 틀고 싶은데 의논 좀 해달라. 과연 도지사로서 자격이 있는지”라고 인재근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한정(남양주을) 의원이 “경기도민의 복지가 걸린 국감장이다. 정치공세는 당에 가서 해달라”고 하자 조 의원은 “의원이 어떤 질의를 하던 막으면 안 된다. 국회법에 되는지 안되는 지만 따져달라”고 맞받았다.
이어 한국당 이채익(울산남) 의원이 “어제도 여당 의원들이 2시간 가까이 참석 안 해서 파행됐다”고 하자 민주당 홍익표(서울중ㆍ성동갑) 의원이 “어제 서울시 국감장에 야당 원내대표가 와서 ‘난동’을 부렸기 때문”이라고 큰 소리로 반박해 여야 의원들 간 막말이 이어졌다. 결국 홍 의원이 난동이라는 표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의원들과 이 지사 간 질의응답은 이날 오전 10시55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앞서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요구가 잇따르자 인 위원장은 “너무들 한다. 그만하라”면서 한숨을 짓기도 했다.
속개된 질의에서 이채익 의원은 “김부선 관련 일로 많이 시끄러워서 도정이 제대로 되겠냐”고 묻자 이 지사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 지사 형의 정신병원 입원과 관련한 경찰의 압수수색에 유감을 표시했다”고 묻자 “2012년에 벌어진 일이고 이미 두 번의 선거에서 경찰이 스크린 했는데 지나치다는 문제 제기였다”고 직답했다.
이 지사는 또 김영우(포천ㆍ가평) 의원이 “조폭연루설에 대해 페북을 통해 무혐의가 됐다고 했는데 어디서 나온 말이냐”고 추궁하자 “언론에 보도됐다. 20년 전 부모가 와서 자식이 억울하다고 해 수임한 것뿐이다”고 해명했다.
오후 들어 문제의 발단이 된 조원진 의원의 질의는 180도 달라졌다. 조 의원은 “녹취록의 핵심은 형의 정신병원 입원이고 그래서 압수수색을 받은 거 아니냐? 그러나 이 지사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어 안됐기도 하다. 가족사니까 잘 정리하라. 녹취록은 안 틀겠다”고 배려했다.
이에 이 지사는 “형이 막말하고 엄마를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단체장으로서 조치를 할 수도 있었지만 안 했다”면서 강제입원 의혹을 부인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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