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동욱이 또 한 번 인생캐를 경신했다.
현재 김동욱은 OCN ‘손 the guest’(이하 ‘손더게스트’)에서 악령을 알아보는 영매 윤화평 역으로 열연 중이다. 윤화평은 20년 전 영매 기질로 인해 큰 귀신 ‘박일도’에 빙의 되는 사건으로 어머니와 할머니를 잃게 되고, 강길영(정은채)의 엄마, 최윤(김재욱)의 형의 죽음과 얽히며 평생 박일도를 쫓는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국내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엑소시즘, 샤머니즘 소재의 작품에서 이야기의 중심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손더게스트’에서의 김동욱의 역할을 상당히 중요했다. 아직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악령과 빙의라는 소재 속에서 악령을 보고 보이지 않는 존재를 쫓는다는 설정이 자칫 몰입감을 해치는 허황된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동욱은 1화부터 걱정을 불식시키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악령에 빙의된 부마자와 감응하고, 보이지 않는 존재를 절박하게 쫓는 김동욱의 연기는 ‘손더게스트’가 그리는 빙의 스토리에 현실감을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김동욱은 어린 시절 박일도가 빙의 되는 사건으로 사망한 어머니, 할머니에 대한 죄책감은 물론, 또 다시 박일도로 인해 아버지 윤근호(유승목)을 잃고 할아버지(전무송)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 윤화평의 절절한 마음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자신을 오해했던 아버지의 진심을 알게 된 이후 갑작스럽게 닥친 아버지의 죽음에 죄책감과 슬픔을 표출하던 김동욱의 오열신은 압권이었다.
앞서 김동욱은 2008년 ‘커피프린스 1호점’ 속 진하림을 통해 자신의 첫 번째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던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수홍 역으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동욱에게 ‘손더게스트’는 세 번째 인생 캐릭터 경신작이 된 듯 하다. 흠잡을 곳 없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 데 성공한 김동욱의 활약에 힘입어 ‘손더게스트’의 시청률 역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 4회차만을 남겨 둔 ‘손더게스트’는 현재 진짜 박일도의 정체를 찾기 위한 하이라이트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김동욱이 남은 방송에서 어떤 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완성할 지, 그가 찍을 마침표가 더욱 궁금해진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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