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측근 관리가 이달 초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간부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극비리에 접촉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초기 단계의 실무 접촉으로 보인다.
이 통신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 출신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내각정보관은 이 회동에서 북일 정상회담 추진과 일본인 납치문제를 진전시키고 싶다는 아베 총리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대한 북한 측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북미 관계가 급진전되기 시작한 지난 6월 이후 꾸준히 북일관계 개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왔다.
북일 간 비밀접촉은 지난 7월 기타무라 정보관과 김성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 책략실장 접촉 이후 2개월여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 외교 채널을 이용한 정상회담 환경을 조성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정보 당국 간 물밑 접촉을 통해 협상의 활로를 모색하려는 아베 총리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에 따르면 기타무라 정보관은 지난 6~8일 몽골을 방문해 북한 통일선전부를 포함한 북한 관계자들과 만났다. 일본 정부 고위 관리는 이 통신에 “(회담에서는) 납치문제 해결 방안을 북일 간에 이야기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접촉에서 북한 측은 1978년 일본에서 실종됐던 다나카 미노루(田中實·당시 28세)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다나카가 북한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있다. 일본 측은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지만 이에 대한 북한 측 반응은 전해지지 않았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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