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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화재 ‘고양 저유소’, 안전관리 곳곳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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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화재 ‘고양 저유소’, 안전관리 곳곳 부실

입력
2018.10.18 18:10
수정
2018.10.18 19:22
0 0
고양 저유소 기름탱크 화재와 관련, 불이 난 휘발유탱크 인근의 저유탱크에 설치된 유증 환기구의 인화방지망(버드스크린)에 불이 날 가능성이 큰 건초 더미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고양경찰서 제공
고양 저유소 기름탱크 화재와 관련, 불이 난 휘발유탱크 인근의 저유탱크에 설치된 유증 환기구의 인화방지망(버드스크린)에 불이 날 가능성이 큰 건초 더미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고양경찰서 제공

대량의 기름을 보관하는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고양저유소가 폭발이나 화재위험에는 무방비로 노출돼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은 18일 중간 수사 결과를 통해 고양저유소 기름탱크에 화재를 막는 화염방지기가 유증환기구 10개 중 1개에만 설치돼 있는 등 여러 부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화염방지기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설치 의무가 규정된 화재 예방 장치다. 그런데도 저유탱크의 유증환기구 10개 중 9개에는 화염방지기를 설치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증환기구에 설치된 인화방지망의 관리도 허술했다. 외부 위험을 차단하는 망이 찢어지거나 틈이 벌어져 불이 옮겨 붙을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채 부실하게 관리돼왔다.

탱크 주변의 안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불이 붙을 수 있는 잔디를 심거나 아예 풀을 깎은 뒤 생긴 건초 더미를 인근에 그대로 방치한 사실이 확인됐다.

근무 시스템도 총체적인 부실 관리의 원인으로 경찰은 지목했다.

사고 당일은 휴일로, 당일 근무자는 총 4명이며 그 중에서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통제실에서 근무한 인원은 1명에 불과했다. 사실상 비상상황 통제 인력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통제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역시 화재 등 감시용이 25대나 설치 돼 있었으나, 화면이 작아 잔디의 불이 나는 것을 곧바로 확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10시 56분쯤 고양 저유소 내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폭발이 일면서 불이 났다.

경찰은 저유소 뒤편 터널 공사 현장에서 A(27ㆍ스리랑카)씨가 날린 풍등이 휘발유 탱크 옆 잔디에 떨어지면서 잔디에 불이 붙었고 이 불이 저유소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 A씨를 입건했다.

이 불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불길을 잡는 데만 17시간이 소요됐고, 석유 260만ℓ가 불타 43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경찰은 문제가 된 인화방지망과 화염방지기 납품업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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