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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檢, 신종마약 감정기법… “이젠 못 속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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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檢, 신종마약 감정기법… “이젠 못 속여”

입력
2018.10.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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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김진영 보건연구관이 질량분석장비를 통해 마약성분 감정을 하고 있다. 김현빈 기자
17일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김진영 보건연구관이 질량분석장비를 통해 마약성분 감정을 하고 있다. 김현빈 기자

검찰은 2016년 말 신종 합성마약으로 분류된 4-메톡시암페타민 45.3g을 비닐랩으로 포장해 항문에 숨겨 국내로 밀수한 혐의로 A씨를 검거했다. 이 마약은 50㎎의 양으로도 사망에 이르는 향정신성의약품. 하지만 당시로선 4-메톡시암페타민을 직접 복용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정확한 검증이 쉽지 않았다. 정확한 복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소변에서 대사체(복용의 증거물질)를 추출한다. 하지만 몸 속에 들어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변하는 신종마약의 대사체를 감정할 기법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급증하는 신종 마약에 대응해 검찰이 최근 신종 마약 복용 여부를 정확히 감정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 필로폰 대마 등 기존 마약과 달리 신종 마약의 경우 소지 혐의 외에 복용까지 정확히 증명하기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수사에 있어 감정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8일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에 따르면 대검 소속 김진영 보건연구관 등은 최근 국내에서 남용 빈도가 높은 4-메톡시암페타민 등 신종 마약 13종을 소변을 통해 정밀 분석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 김 연구관은 이번 정밀분석법으로 B라는 신종 마약을 흡입할 때 배출되는 소변에 B성분 외에도 특정 화학반응을 통해 C라는 대사체가 변환돼 나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엔 마약 흡입 의혹이 있는 사람의 소변에서 B라는 성분이 나오는 경우 복용 혐의를 의심할 순 있었지만,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누군가 내 소변에 B약물을 탔다’고 주장할 경우 실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투약한 정황, 자백 등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투약 혐의를 정확하게 증명하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B마약을 복용했어도 경과 시간 등 변수에 따라 소변에서 C외에 B성분은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과거엔 복용 혐의를 입증할 수 없어 밀수 혐의로만 기소한 피의자 소변을 새로 개발한 기법으로 검사한 결과 신종 마약 대사체가 발견한 경우도 있었다. 다만 이미 종결된 사건을 별건 수사할 수 없어, 연구 결과로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에 지정된 마약류는 약 350종 내외이지만, 새롭게 유입되는 신종 마약은 계속 증가 추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마약통제기구(UNODC)에 보고된 신종 마약 종류만 해도 2016년 기준 480여 개가 보고됐다.

또 김 연구관 등은 과거 한 아이돌 가수가 밀반입해 논란이 됐던 암페타민과,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별도의 감정기법 역시 개발했다. 필로폰을 복용한 뒤 건강상 이유로 유사 화학성분인 암페타민을 해외에서 처방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형량을 줄이려는 시도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암페타민은 국내에선 마약으로 지정됐지만 해외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치료약으로 처방돼 ‘공부 잘하는 약’으로까지 불린다. 김 연구관은 “신종 마약 유입 경로가 다양해지고 마약사범이 증가추세인 점을 감안해 정확한 감정기법으로 마약 확산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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