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등으로 인증 취소된 어린이집들이 평가인증 시에는 90점이 훌쩍 넘는 ‘우수 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가 주먹구구 식이라는 얘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한국보육진흥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동학대가 발생해 인증 취소된 어린이집은 2014년 16곳에서 2015년 40곳, 2016년 44곳, 지난해 55곳으로 계속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 어린이집이 인증 취소가 된 같은 해에 받았던 평가인증 점수는 평균 94.8점(우수)이었다. 또한 교직원 허위 등록, 아동 허위 등록 등의 방법으로 보조금을 부정 수급해 적발된 어린이집 역시 평가인증 평균 점수가 94.3점(우수)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린이집이 평가인증 시기에는 시설이나 서비스를 우수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우수 평가를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시 점검을 한 결과는 달랐다. 기존 인증평가에서는 93.1%의 어린이집이 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불시점검에서는 우수등급에 해당하는 A등급의 비중이 19.5%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춘숙 의원은 “평가인증 점수가 좋지만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종사차 처우 및 1인당 아동 비율, 가족경영 여부 등 환경을 분석하고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불시 점검을 확대해 보육서비스의 질을 상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진주 기자 parsi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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