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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잔뜩 낀 사회적 대화… 경사노위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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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잔뜩 낀 사회적 대화… 경사노위 어디로?

입력
2018.10.18 17:04
수정
2018.10.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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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강원 영월군 동강시스타에서 열린 민주노총 67차 임시정책대의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영월=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강원 영월군 동강시스타에서 열린 민주노총 67차 임시정책대의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영월=연합뉴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ㆍ옛 노사정위원회) 참여가 일단 불발되면서 풀어야 할 고용 노동 현안이 산적한 사회적 대화의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사회적 대화 기구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민주노총을 제외한 채 일단 경사노위를 출범하자는 요구와, 그래도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오는 19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17일 대의원대회에서의 정족수 미달 사태의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 참여 의지가 강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17일 강원 영월군에서 임시 정책대의원대회를 열고 대의원들에게 경사노위 참여를 승인 받으려 했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 내년 초 열릴 예정인 정기 대의원대회까지 경사노위 참여가 어렵게 된 상황이다. 그러나 다음 대의원대회의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우경화 했다’고 보는 내부 강경파들이 사회적 대화 참여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경사노위 참여에 찬성하는 여론이 더 우세하다고는 하지만 지도부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미적지근한 지지가 적지 않다. 17일 대의원대회에서 대형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전교조의 대의원 참석률이 모두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이 그 방증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참여 의지가 분명한 만큼 좀 더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시급한 현안은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면서 민주노총 없이 일단 경사노위 출범을 하자는 ‘개문발차(開門發車)’ 주장에 반박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경사노위 출범을 위한 준비 기구인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는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까지 나서서 간곡하게 요청한 민주노총의 참여가 허무하게 무산되면서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노사정 대표자 회의는 경사노위 준비 모임의 성격이어서 법적 근거도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고, 논의 결과물의 구속력도 떨어질 것”이라며 “경사노위 출범을 더 기다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주장대로 경사노위를 출범할 경우, 노사정 대표자 회의는 소멸 수순을 밟게 돼 대표자 회의 산하의 국민연금 특별위원회나 각종 의제별 위원회에서 민주노총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이 경우 신속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쪽 짜리’ 합의로 치부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있다.

정부나 사용자 단체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경사노위 운영과 관련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은 사회적 대화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최종 의사 결정에는 청와대와 정부의 의중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전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는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시급하게 결론 지어야 할 과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개문발차로 기울 것이고, 그보다 사회적 대화기구의 완전한 복원이 중요하다고 본다면 기다릴 것”이라며 “현 정부의 성격상 사회적 대화기구 정상화에 좀 더 무게를 두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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