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학생이 해당 교사에 확인
전남 목포 한 고등학교 ‘중간고사 영어 시험지 유출’에 관해 해당 교사가 일부 학생들에게 “출제된 시험을 봐도 된다”는 증언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사립학교 시험지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19일 오후 전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목포 모 사립학교 2학년 중간 시험지 유출’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학교 전수조사를 전날 확인한 결과 시험지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 A군이 지난달 중순쯤 해당 영어 교사에게 해당 자료를 봐도 괜찮은지 확인한 과정에서‘괜찮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학생은‘괜찮다’는 교사의 말에 교사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있는 시험지 문제 11항을 자신의 이메일로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영어 시험지 유출된 문항을 A 학생으로부터 전달받은 또 다른 B 학생은 다음날 해당 선생님을 찾아가 재차 2학기 중간고사란 명칭사용 됐다고 확인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는 사립학교 시험지 관리가 허술했음을 단편으로 보여준 결과다. 이날 해당 교사는 목포경찰서 조사에서 자신의 컴퓨터에는 중간고사 시험지가 저장되어 있는지 모르고 학생들에게 ‘괜찮다’고 전했다고 진술했다.
영어시험지 유출은 이달 초에도 이어졌다. 지난 2일 오후 4시쯤 영어교사 연구실 컴퓨터로 시험공부를 위한 자료를 C 학생이 출력했다. C 학생은 자신이 출력한 문제지가 중간고사 시험문제라고 확인하고 4일 아침 교실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D학생은 B학생이 시험문제지로 추정되는 문제지를 풀고 있는 것을 우연히 확인하고 지난 4일 자신의 휴대전화로 찍어 부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5일 중간고사 영어시험을 치루고, 그 이후 유출된 문제가 그대로 시험에 나오자 학부모와 학생 일부가 항의하면서 경찰수사로 번졌다. 해당 학교는 16일 영어시험만 다시 거행했다.
이날 전남교육청은 재발방지대책도 마련했다. 거듭 사과의사를 밝힌 장 교육감은“휴대용저장매체관리대장(보안 USB 활용) 의무화와 평가관리실 CCTV설치 의무화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며“학교운영 전반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무 강화를 위해 지도ㆍ감독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학생평가와 관련, 교원이 안일한 대처가 발견되면 해당교원과 학교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고교 시험지 유출과 관련 학생ㆍ교사 등 수사를 벌인 목포경찰서 관계자는 “시험지 첫 유출자를 확인하고 있다”며“학교측 관련설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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