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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운전하며 느낀 프랑스의 교통 문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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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운전하며 느낀 프랑스의 교통 문화는?

입력
2018.10.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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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닷새, 프랑스의 교통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파리에서의 닷새, 프랑스의 교통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2018 파리모터쇼 취재를 위해 프랑스 파리를 찾았다.

파리모터쇼에서 여러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더욱 의미가 있었던 건 프랑스의 자동차, 교통에 대한 문화와 실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내심 걱정이 많았지만 파리에 있는 동안 다양한 교통 수단을 활용해보기도 했고 또 직접 스티어링 휠을 쥐며 프랑스의 다른 운전자들과 함께 주행을 해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파리의 교통문화는 어떨까?

하나, 교통체증은 언제나 이어진다

파리는 대도시다. 프랑스의 수도이자 프랑스 문화의 중심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그 만큼 많은 차량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래서 사실 새벽과 같이 '애초에 차량이 한산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거의 매 시간이 정체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도로에서 정체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도로가 한산할 때도 있고, 제법 흐름이 좋은 시간과 구간도 분명 존재하지만 정체가 시작되기 시작하면 서울의 출퇴근 시간과 비교하더라도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의 도로를 확인할 수 있다. 파리에 있는 내내 사용해보았지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 사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르더라도 대부분 예정 시간을 넘겨서 도착하게 된다.

둘, 일방통행 구간이 정말 많다

프랑스 파리의 도로는 사실 과거의 벨지안 로드(마차길)을 기반으로 구성된 도로 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도로의 폭이 좁고 또 그 흐름이 그렇게 매끄러운 편이 아니다. 그래서 그럴까? 파리에는 도로의 상당수가 일방통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도로 자체의 흐름을 높이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셋, 로터리가 많은 파리의 도로

도로 운영을 관리할 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식은 역시 '신호등' 체계와 '로터리' 체계라 할 수 있다. 파리는 신호등의 비중도 높은 편이지만 생각보다 로터리, 그리고 로터리는 아니지만 로터리처럼 '주변 상황을 보고 주행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파리의 도심의 경우에는 특별히 유턴 신호를 두기 보다는 교차로 중간에 점선 구간을 만들어 마치 비보호 유턴 등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교외, 그리고 파리 외부 지역으로 갈수록 로터리가 더 많이 생기는 걸 볼 수 있다. 일전에 경험했던 마카오도 그랬지만 파리는 정말 로터리가 많은 도시였다.

넷, 로터리의 우선 순위는 '알아서'

로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주행은 아직 국내에서는 아주 익숙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회전 차량이 우선'이라는 룰을 갖고 있다. 물론 일부 운전자들은 그런 것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로터리에 돌입하며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잦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프랑스의 로터리는 마치 '그 우선 순위 자체가 없다'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실제 파리 내 가장 큰 로터리라 할 수 있는 개선문을 중심으로 한 로터리 구간에서 볼 수 있는 차량들의 움직임은 정말 무서울 정도다. 마치 코너를 앞둔 레이스카들처럼 로터리에 달려들 듯 진입하는 모습이 연이어 펼쳐진다.

게다가 회전 차량이 있든 말든 '더 빨리 진입할 자신'이 있다면 주저 없이 로터리로 진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정말 무서울 정도였으나 그 분위기에 적응된 이후로는 더 과감히 진입하는 스스로를 볼 수 있었다.

 

다섯, 신호는 신호대로.. 나는 나대로..

파리의 경찰들은 도로 교통법에 대한 적용이 상당히 엄격한 편이다. 정말 조금이라도 신호 위반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주행 차량을 정차 시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보행자들은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실제 주행을 하며 여러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 대기를 할 일이 있었는데 '보행 신호'가 아닌 상황에서도 보행자들은 아주 익숙한 듯 '손짓 한 번'하고 횡단보도를 손쉽게 건너는 걸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상황일까 싶었지만 어느새 '흐름따라 움직이는구나'라는 생각으로 '납득'하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여섯, 주차하기 힘들다

파리의 도심은 정체가 많았고, 그리고 또 주차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럴까? 대부분의 도로 한켠에는 주차가 가능한 주차 공간이 자리하고 있지만 '막상 주차할 수 있는 자리'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주변의 주차장도 제법 있는 편이지만 주차 비용이 꽤나 비싼 편이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파리의 주차는 '선불 방식'이며 주차증을 차량 내에 비치해둬야 한다.

대신 파리 시내의 주차 공간은 야간부터 이른 아침까지는 무료라는 장점도 있어 야간에만 주차를 하게 되었던 출장 기간 동안 막상 주차비를 낸 일은 딱 한 번 뿐이었다.

일곱, 여러 교통 수단, 그렇지만 비싸다

파리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존재한다. 그렇게 무엇을 선택해도 다 비싸다. 정말 비싼 편이다.

파리의 물가를 살펴보면 '식음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저렴한 편이지만 '인건비 부분'은 상당히 비싼 걸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식재료' 자체는 저렴해도 '요리사의 스킬을 거친 음식'은 제법 비싼 편이다. 맥도날드만 가더라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행복의 나라' 메뉴가 그리워졌다.

어쨌든, 택시의 경우 2.6유로(한화 약 3,500원)가 기본 요금으로 크게 부담되지 않는 것 같지만 여기에 이용 상황(평일, 주말, 오전, 오후 등)에 따라 상승 비율이 달라지는 '가변' 요금제를 기반으로 해 조금만 이동하더라도 20유로에 가까운 요금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버스도 국내 이용 요금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며 그래도 저렴하다는 우버 서비스의 경우에도 택시 이용 요금에 비해 큰 절감을 이뤄내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워낙 사용성이 좋은 만큼 파리 현지에서 가장 많이 애용한 교통 수단이기도 했다.

 

여덟, 적응만 할 수 있다면 좋은 지하철

개인적으로 파리 시내를 다니며 가장 만족했던 교통 수단은 지하철이다.

기본 요금이 1.8유로 수준이며 거리 구간 별로 그 가격이 상승하여 파리 중심에서 외곽을 갈 경우 5.2유로 수준까지 오르는 게 전부다. 지하철 출입구가 '입구'와 '출구'가 분리되어 있는 곳이 많아 이를 파악하는게 번거로운 편이지만 표를 사고 사용하는 건 우리의 예전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지하철 폭이 좁은 편이고 국내의 지하철처럼 청결한 관리를 기대하긴 어렵다. 실제 냄새도 많이 나는 편이다. 게다가 일부 지하철 역의 경우 역명을 '약어'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아 지하철 노선도를 열심히 보더라도 내릴 곳을 지나칠 때가 있다.

그래도 이런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다면 활용도는 정말 높은 게 사실이다.

아홉, 모터사이클을 위한 화이트 라이딩

파리 그리고 프랑스의 운전자는 '화이트 라이딩'을 위한 배려를 해야한다. 화이트 라이딩이란 정체 시 모터사이클, 스쿠터 라이더들이 주행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1차선과 2차선의 운전자들이 간격을 벌려주고, 라이더들은 그로 인해 확보된 '1, 2차선 중앙 점선' 위를 달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좁은 공간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라이더들의 소통을 보장하여 교통 흐름을 빠르게 전환하고 나아가 라이더들의 불필요한 차선 변경 등을 줄여 접촉사고를 방지하는 것이다. 참고로 정세 상황에서 차선을 잘 벌려주면 지나가는 라이더의 '엄지척'하는 손인사를 받을 수 있다.

열, 차선 변경이 가능한 터널

프랑스의 고속도로는 제한 속도가 110km/h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터널에 진입하는 순간 그 속도가 90km/h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터널 내 점선'을 확인할 수 있다. 주행 속도는 줄이더라도 흐름에 따라 차선을 바꿔 원하는 주행을 하라는 뜻이다.

한편 고속도로 1차선에서 정속 주행하면 정말 뒤에서 상향등 세례와 경적 세례를 받을 수 있으니 꼭 1차선에서는 추월 및 가속을 해야한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제발 1차선은 추월 차량에게 내주고 정속 차량은 2차선 이하로 내려오자.

참고로 파리 고속도로의 요금은 모두 무인시스템이며 현금, 카드 등이 모두 사용 가능하다.

파리에 있는 동안 프랑스의 여러 교통 문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국내와는 사뭇 다른 모습도 있었고 정말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그 체계나 운영 방식에 있어 일부의 모습에서는 어쩌면 국내의 운전자들보다 전반적인 주행 기술 및 교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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