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어 이탈리아 총리 만나 '북 비핵화 유인 조치' 필요성 언급

문재인 대통령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17일 오후(현지시간) 총리궁인 로마 팔라조 키지에서 정상회담 후 양국 협정서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로마=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을 잇따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프로세스 지원을 요청했다. 대북제재 완화에 이어 비핵화 유인 조치 카드도 꺼냈다.

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전을 위한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한 데 이어 17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유인 조치”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총리궁에서 열린 한ㆍ이탈리아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의 실천 조치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이어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및 발사대 폐기를 약속했고, 미국의 상응조치 시 국제적 감시 속에 대표적 핵 생산시설 (영변 핵시설) 폐기를 공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이 폐기될 경우 비핵화는 상당부분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는 만큼 북한이 비핵화를 계속하도록 국제사회의 격려 및 유인 조치가 필요하며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이 이를 적극 지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 유인 조치 필요성’ 언급은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하며 마크롱 대통령께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 달라”던 15일 발언을 유화적으로 재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콘테 총리는 “문 대통령께서 진행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매우 중요하며 역사의 한 장을 쓰고 있다”고 평가한 뒤 “이탈리아 정부는 항상 지속적으로 완전하게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기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잡혀 있다. 이 자리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EU 핵심 국가들의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EU 국가들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CVID)을 공동 외교정책으로 채택했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은 대북제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촉진을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에 더해 프랑스, 영국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북미관계에서 미국의 제재완화 입장을 끌어내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콘테 총리에게도 한국산 철강 세이프가드 제외를 요청했다. “EU로 수출되는 철강 제품들은 대부분 자동차ㆍ가전 등 EU 내 한국 기업이 투자한 공장에 공급되어 이탈리아 현지 생산 증대와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세이프가드 최종 조치 채택이 불가피할 경우에도 한국산 품목은 조치 대상에서 제외되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콘테 총리는 “이탈리아와 한국은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에 대한 공동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양국이 이러한 공동의 가치를 유지하고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답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 농ㆍ축산물 수출 등에 대한 문 대통령의 관심을 요청했다고 윤 수석은 덧붙였다.

로마=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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